익숙함 속에서, 나는 낯설었다

언제나 나는 내 편

by 글쟁이


그 자리는 너무 익숙했다.

늘 앉던 책상, 늘 마시던 커피, 늘 반복되는 말들.

그 익숙함이 어느 날, 벽처럼 느껴졌다.


회의실 안, 모두가 웃고 있었다.

나도 웃고 있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 웃음, 진짜 내 건가?’


농담에 웃고, 공감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이 마음속에 켜켜이 쌓이고 있었다.


가족들과 밥을 먹는 자리도 비슷했다.

익숙한 얼굴들, 익숙한 대화. 그런데 “맛있다”는 말조차 멀게 느껴지던 날이 있었다.


아무도 나를 밀어내지 않았지만

나는 그 안에 자연스레 들어가지 못하고

혼자 바깥을 맴돌고 있었다.


친구들과의 단톡방.

사진이 올라오고, 가벼운 농담이 오가는 그곳에서도

나는 말풍선을 열지 못한 채, 그냥 읽기만 했다.

읽었지만 와닿지 않는 말들.

이해는 되지만, 끼어들 수 없는 감정.


그때 알았다.

‘낯섦’은 꼭 새로운 환경에서만 오는 게 아니구나.

익숙한 곳에서도, 나는 충분히 낯설 수 있구나.


그래서 이제는

그 낯섦을 예전처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


‘왜 이렇게 느껴질까?’ 하는 질문은

곧 *‘나는 지금 어떤 상태지?’*로 이어진다.

그건 결국, 내가 나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건 어쩌면, 익숙함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내 안의 작은 저항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나는 조금 더 내 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