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타니 시노부,『ONE OUTS』를 읽고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본 영상에 원아웃 애니가 있었다. 보는 게 아니었다. 드라마 보듯 순식간에 몰입해서 보게 되었고, 이건 소장해야 해!
알아보니 품절되어 중고시장에서 샀다. 그만큼 그 당시 나에게 이 책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승부에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는 주인공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수 싸움에서 사장은 늘 노림수를 준비해두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그것마저 덫으로 파악해 또 덫을 파둔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또 보기 좋게 내기에서 승리한다. 도박을 하는 승부사가 실제 프로까지 뛴다는 소재가 재밌어 읽었으나 차츰차츰 사업가와 도박사 간 치열한 수 싸움 전개가 더 흥미로웠다.
경기장 밖에서의 멘탈 흔들기뿐만 아니라 경기장 선수 사이의 수 싸움도 매우 몰입감 있게 전개한다.
야구는 턴제 게임과 비슷하게 게임의 시작과 끝이 명확한 한정된 고전과 템포가 구분되어 있다. 마치 보드게임을 보듯 전략들을 전개하는 이유와 심리를 엿볼 수 있다. 프로라는 지위와 야구라는 게임 자체에 인생을 건 그들을 비웃듯 주인공은 야구라는 판 자체를 흔들어 보기 좋게 그들을 농락하고 이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뻔하고 지겨운 위기-승리 패턴의 클리셰라고 생각했지만 풀어가는 과정이 독특해서 재밌게 읽었다.
분석적이고 냉철한 주인공이 참 매력적으로 보였고, '승부'를 대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다. 어설픈 만용은 승부라는 바닥에서 피해야 한다. 언제든 지하실로 미끄러질 수 있으니깐. 역시 심리전은 뜨거운 감정보다 냉철한 이성일까?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을 무덤덤한 성격으로 차분한 말투를 지닌 캐릭터로 표현했을까?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는 20권은 약간 아쉽다. 끝까지 냉철해 보이는 주인공 다운 조용한 퇴장이라서 더 기억에 남는다.
이것마저 그의 계획에 있던 걸까?
시간이 부족하다면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걸 추천한다.
한줄평 : 예측은 사치일 뿐, 그저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