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만 같은 자리를 빙빙 돌고 있는 회전목마처럼 내 인생도 회전목마 같을까.
어릴 적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활발했고 맑은 웃음을 지녔으며 모르는 사람한테도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하지만 지금의 난 특별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활발하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지도 않기에 그저 맑은 웃음만이 남아있다.
티 없이 맑은 어릴 적의 내가 그리우면서도 후회된다.
왜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할 줄 몰랐는지
왜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는지.
얼마 안 되는 내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늘 주연이 되고 싶었지만
주연이 아니었던 적이 훨씬 더 많다.
여느 배우들처럼
언제는 엑스트라, 언제는 단역, 언제는 조연, 언제는 주연...
수없이 많은 배역을 돌고 돈다.
마치 회전목마처럼.
여기까지 생각하는 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왜 나는 늘 주연이 될 수 없는지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위로해 줘야 했고,
인생이 회전목마와 같다면 어떻게 사는 게 옳은지 생각해야 했다.
돌고 도는 것이 인생이라면, 나는 조금은 천천히 돌았으면 좋겠다.
회전목마의 지름을 넓히면 어떨까?
회전목마의 지름을 넓히자.
큰 동그라미를 그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