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에세이
완벽주의는 최고를 추구하는 게 아니다. 그저 최악을 추궁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완벽이 아니라 완성을 목표로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비로소 나를 성장시키는 기포(氣泡)가 피어난다.
오늘은 사고 후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는 날이었다. 골드CC, 11시 45분 티오프. 비가 많이 와서 아마 90%는 못 칠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일단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나가는 길이라 마음이 설렜다.
9시가 넘자 빗줄기가 거셌다. 골드CC에 전화해 취소를 했다.
빗길을 달리며 N 언니의 운전 실력에 감탄했다.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운전하는 모습에 "우리 아버지는 항상 양손으로 운전하셨지" 하며 살짝 제지를 해본다. 앞차에 바짝 붙는 순간, 나도 모르게 놀랐다. 내 표정을 본 언니가 핸드폰 내비를 자동차 내비로 바꿨다. 작은 배려였다.
대신 향한 곳은 숲속 한우집이었다.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숲속 식당이었는데, 10년 넘게 영업 중이라 했다. 가격에 놀라고, 위치에 놀라고,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골프는 취소되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맛있는 식사 시간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식사 후 왕송저수지에 들러 연꽃을 보며 빗속 산책까지 덤으로 얻었다.
비 내리는 하루, 작은 실수와 소소한 웃음, 그리고 감사로 채워졌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 하루를 완성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