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나
1980년생 철학 박사 출신,
브랜드 에이전시 아카브릭 대표 조명훈.
마흔까지 철학을 공부하다가
돌연 디자이너로 전향했고,
2023년부터는 AI 디자인으로 일한다.
대기업 디자이너들이
그에게 AI 활용법을 묻는다.
나는 그가 한 말에 멈췄다.
“AI를 따라잡으려 하지 마세요.
AI는 도구가 아니라 거울입니다.”
거울.
그는 그리스 신화 속 나르키소스를 꺼냈다.
자기 모습을 알아보지 못해 비극을 맞은 인물.
AI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두려워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그 안에 비친 ‘나’일지 모른다고.
그 말을 읽으며
나는 필사를 멈췄다.
나는 AI를 배우려는 걸까,
아니면
나를 확장하려는 걸까.
예순에 새로운 걸 배우는 일이
조금은 덜 무거워졌다.
기술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나를 넓히는 일이라면
늦을 이유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