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해피이론

5분에세이

by 신은정




아침에 보내준 롱블랙을 읽고 필사를 시작했다.

문장을 따라 쓰다 보니,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그 글을 전했다.


“금방 읽지 않으면 사라지니까,

꼭 시간을 내서 읽어봐.”

짧은 말 한 줄을 덧붙여서.


필사를 마친 뒤,

나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문장을 곱씹느라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그 글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듯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무엇을 향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젊을 때의 행복은 대개 분명했다.

더 잘되기 위해, 더 많이 이루기 위해,

더 견뎌내기 위해 달려왔다.


행복은 늘 ‘다음 단계’에 있다고 믿었다.

이번 고비만 넘기면, 이것만 이루면 그다음엔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며

나에게 닥친 불행과 고통은 전혀 다른 시간을 마주하게 했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속도로 살고 있는가.


스테파니 해리슨이 말한

‘뉴 해피 이론’은 바로 그 지점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행복은 더 얻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제자리에 놓을 때 찾아온다는 이야기였다.


늘 웃고 즐거워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가 비록 평범해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어긋나지 않게 살았다면 그 하루는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순간,

진심을 나눈 대화 한 번, 내 마음을 속이지 않고 선택한 작은 결정들.그것들이 모여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글을 읽고 난 뒤 마음이 한층 더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앞서가야 할 이유도, 증명해야 할 대상도

이제는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오늘의 나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이 나이에 이르러서야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마음도 들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무의미’라고 했던 스테파니 해리슨의 말처럼,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내려 조금 더 마음을 써보면 어떨까.


오늘도 나는 서두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천천히 내 속도로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