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IQ84'
야나체크 신포니에타

영화.문학 속 클래식

by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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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아닌 눈으로 먼저 만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클래식을 만나게 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FM 라디오에서, 영화나 드라마,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연주회장이나 음악 관련 도서, 또는 문학작품의 묘사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만난다. 재즈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던 작가 무라카미의 소설 속에는 늘 음악이 흐른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으면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다. 무라카미의 2009년 장편소설 1Q84의 첫 줄은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로 시작된다. 만약 1Q84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분명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메인 테마곡으로 사용될 거다. 그만큼 하루키는 이 곡을 중요한 단서로 작품에서 부각하고 있다. 1Q84를 읽어나갈 때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쥐고 있는 단서를 찾기 위해 책장을 넘긴 독자는 얼마나 많았을까.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1Q84에서 밑줄 긋기 : about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택시 라디오에서는 FM 방송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곡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정체에 말려든 택시 안에서 듣기에 어울리는 음악이랄 수는 없었다. 운전기사도 딱히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중략)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첫 부분을 듣고 이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고 알아맞힐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아주 적다'와 '거의 없다'의 중간쯤이 아닐까. 하지만 아오마메는 왠지 그걸 맞힐 수 있었다.


야나체크는 1926년에 이 작은 교향곡을 작곡했다. 도입부의 테마는 원래 한 스포츠 대회를 위한 팡파르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오마메는 1926년의 체코슬로바키아를 상상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오래도록 이어진 합스부르크가 의 지배에서 마침내 해방된 사람들은 카페에서 필젠 맥주를 마시고 쿨하고 리얼한 기관총을 제조하며, 중부 유럽에 찾아온 잠깐의 평화를 맛보고 있었다. 프란츠 카프카는 그 이 년 전에 불우한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곧이어 히틀러가 어디선지 불쑥 나타나 그 아담하니 아름다운 나라를 눈 깜짝할 사이에 덥석 집어삼켰는데, 그런 지독한 일이 일어날 줄은 당시 어느 누구도 모른다. 아오마메는 음악을 들으며 보헤미아 들판을 건너가는 평온한 바람을 상상하고 역사의 존재방식에 대해 두루 생각했다.


1Q84 1권 p 9 ~ 10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야나체크가 개인적으로 어떤 인물이었는지 아오마메는 알지 못했다. 어쨌든 그는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1984년의 도쿄에서, 꽉 막힌 수도고속도로 위 도요타 크라운 로열살롱의 조용한 차 안에서 누군가 들으리라고는 아마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이 음악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걸 금세 알았을까. 아오마메는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리고 어떻게 나는 그것이 1926년에 작곡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걸까. 그녀는 딱히 클래식 음악 애호가는 아니었다. 야나체크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곡의 첫 소절을 들은 순간부터 그녀의 머리에 여러 가지 지식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열린 창으로 한 떼의 새가 방 안에 휘익 날아든 것처럼. 또한 그 곡은 아오마메에게 뒤틀림 비슷한 기묘한 감각을 몰고 왔다. 아픔이나 불쾌함은 없었다. 단지 몸의 모든 성분을 자근자근 물리적으로 쥐어짜 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아오마메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신포니에타>라는 음악이 내게 이런 불가해한 감각을 몰고 온 것일까.


1Q84 1권 p 14 ~ 15





"현실은 언제든 단 하나밖에 없어요." 책의 중요한 한 구절에 밑줄을 긋듯이 운전기사는 천천히 반복했다. "물론이죠." 아오마메는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시간에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한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다. 현실이란 한없이 냉철하고 한없이 고독한 것이다.


아오마메는 카스테레오를 가리켰다. "정말 좋은 소리였어요."

운전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곡가 이름이 뭐라고 하셨던가?"

"야나체크."

"야나체크." 운전기사가 되풀이했다. 중요한 암호를 외우듯이.


1Q84 1권 p 23 ~ 24






그런 일을 하고 나면 그다음의 일상 풍경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괴상한 말을 하는 운전기사라고 아오마메는 그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잘 알지도 못했고, 딱히 깊이 있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때 그녀는 갈 길이 바빴고 이래저래 복잡한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되짚어보니 그 발언은 그야말로 느닷없고 기묘한 말이었다. 충고 같기도 하고 암시적인 메시지 같기도 하다. 그 운전기사는 대체 내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야나체크의 음악

어째서 그 음악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것을 그 자리에서 금세 알아맞힐 수 있었을까.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는 도입부의 테마를 들으면 누구라도 다 알 수 있는 그런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그다지 클래식 음악을 열심히 들어온 것도 아니다.. 하이든과 베토벤 음악의 차이도 잘 모른다. 근데 어떻게 택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음악을 듣자마자 "이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야"라고 알았던 걸까. 그리고 어째서 그 음악은 내 몸에 강렬하고 개인적인 동요 같은 것을 몰고 왔을까.

(중략)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 어느 지점에선가 그 음악과 깊은 관련을 가졌었는지도 모른다. 그 음악이 흘러나오자 스위치가 자동적으로 켜지고 내 안에 있는 어떤 기억이 뭉클뭉클 각성한 것인지도.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하지만 아무리 기억의 밑바닥을 더듬어봐도 아오마메는 지이는 것이 없었다.


1Q84 1권 p 235 ~ 236







아오마메는 모든 내용을 메모한 뒤에 신문 축쇄판은 사서에게 반납하고, 음악 관련 코너에서 '세계의 작곡가'라는 두툼한 책을 골라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야나체크 페이지를 펼쳤다.


레오시 야나체크는 1854년에 모라비아 마을에서 태어나 1928년에 사망했다. 책에는 만년의 얼굴 사진이 실려 있었다. 대머리는 아니어서 힘찬 들풀 같은 백발이 머리를 뒤덮고 있었다. 두상까지는 모르겠다. <신포니에타>는 1926년에 작곡되었다. 야나체크는 애정 없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냈지만, 1917년 63세일 때 유부녀 카밀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기혼자 간의 노숙한 사랑이다. 한때 슬럼프로 고민했던 야나체크는 카밀라와의 만남을 계기로 왕성한 창작욕을 되찾았다. 그리고 만년의 걸작이 차례차례 세상의 호평을 받게 된다.


어느 날 그녀와 둘이서 공원을 산책할 때, 야외음악당에서 연주회가 열리는 것을 본 그는 발을 멈추고 그 연주를 들었다. 그때 야나체크는 느닷없는 행복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신포니에타>의 악상을 얻었다. 그 순간 자신이 머릿속에서 뭔가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선명한 황홀감에 휩싸였다고 그는 술회하고 있다. 당시 야나체크는 마침 큰 스포츠 대회를 위한 팡파르의 작곡을 의뢰받은 상태였고 그 팡파르의 모티프와 공원에서 얻은 '악상'이 하나가 되어 <신포니에타>라는 작품이 태어났다. '작은 교향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구성은 어디까지나 비전통적이고 금관악기에 의한 휘황한 축제 같은 팡파르와 중추적인 차분한 현악 합주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독자적인 분위기를 빚어내고 있다....라고 해설에 나와 있었다.


아오마메는 혹시나 해서 그런 전기적 사실과 악곡 설명을 노트에 한참 메모했다. 하지만 <신포니에타>라는 음악과 아오마메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는지, 혹은 어떤 접점이 있을 수 있는지 책에 실린 서술은 어떤 힌트도 건네주지 않았다.

(중략)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결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그녀는 걸으면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년'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공기가 바뀌고 풍경이 변했다. 나는 이 물음표 딸린 세계의 존재양식에 되도록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숲에 내던져진 동물과 똑같다. 내 몸을 지키고 목숨으로 부지하기 위해 이 장소의 룰을 한시라도 빨리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오마메는 지유가오카 역 근처의 레코드 가게에 들어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찾았다. 야나체크는 그다지 인기 있는 작곡가가 아니다. 야나체크의 레코드를 한자리에 모아둔 코너는 몹시 작고, <신포니에타>가 담긴 레코드는 한 장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조지 셀이 지휘하는 클리블랜드 관현악단의 연주.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 A 면에 들어 있다. 어떤 연주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것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 LP 판을 샀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샤블리 와인을 꺼내 마개를 열고, 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얹고 바늘을 내렸다. 바로 그 첫머리의 팡파르가 휘황하게 울려 퍼졌다. 택시 안에서 들었던 것과 똑같은 음악이야. 틀림없어. 그녀는 눈을 감고 그 음악에 집중했다. 연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곳에 음악이 울리고 있을 뿐이었다. 몸의 뒤틀림도 없고 감각의 변용도 없었다.


1Q84 1권 p 238 ~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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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실황 연주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듣고 싶어 진다. 여주인공 아오마메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첫 부분을 듣고 이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고 알아맞힐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아주 적다와 거의 없다의 중간쯤이 아닐까'라 말하는 첫 장부터 음악 검색의 유혹을 받을 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정규 편성의 현악, 목관, 타악 파트들에 더하여 네 대의 호른, 열두 대의 트럼펫, 두 대의 베이스 트럼펫, 네 대의 트롬본, 두 대의 테너 튜바, 한 대의 베이스 튜바로 이루어진 대규모 총 25대의 금관 파트의 연주를 준비했다.


<타라스 불바>와 더불어 야나체크의 대표적인 관현악 작품으로 꼽혀 왔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덕분에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감상해 보겠다.


https://youtu.be/9aFTv50AoEQ



1Q84에서 소개했던 조지 셸의 음반 야나체크 <신포니에타>


아오마메는 지유가오카 역 근처의 레코드 가게에 들어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찾았다. 야나체크는 그다지 인기 있는 작곡가가 아니다. 야나체크의 레코드를 한자리에 모아둔 코너는 몹시 작고, <신포니에타>가 담긴 레코드는 한 장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조지 셀이 지휘하는 클리블랜드 관현악단의 연주.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 A 면에 들어 있다. 어떤 연주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것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 LP 판을 샀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샤블리 와인을 꺼내 마개를 열고, 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얹고 바늘을 내렸다. 바로 그 첫머리의 팡파르가 휘황하게 울려 퍼졌다. 택시 안에서 들었던 것과 똑같은 음악이야. 틀림없어. 그녀는 눈을 감고 그 음악에 집중했다. 연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곳에 음악이 울리고 있을 뿐이었다. 몸의 뒤틀림도 없고 감각의 변용도 없었다.


(p 241)






https://youtu.be/JEShniaJtCg


2009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 야나체크의 곡이 소개된 뒤, 조지 셸의 음반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음반 차트를 역주행했다. 1965년에 녹음됐지만 40여 년간의 판매량보다 소설 출간 이후에 팔린 음반이 오히려 더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예리한 관현악단'이라는 별명처럼 한 치 오차 없는 조지 셸의 박자 감각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악단의 응집력과 역동성은 지금 들어도 감탄을 자아낸다.





야나체크는 마침 큰 스포츠 대회를 위한 팡파르의 작곡을 의뢰받은 상태였고 그 팡파르의 모티프와 공원에서 얻은 '악상'이 하나가 되어 <신포니에타>라는 작품이 태어났다. '작은 교향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구성은 어디까지나 비전통적이고 금관악기에 의한 휘황한 축제 같은 팡파르와 중추적인 차분한 현악 합주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독자적인 분위기를 빚어내고 있다

(p 239)



곡 제목이기도 한 '신포니에타(Sinfonietta)'는 이태리어로 교향곡을 의미하는 단어 신포니아(Sinfonia)에서 나온 용어로, 후기 낭만주의 시대 이후의 교향곡에 비해 간소한 규모나 형식을 취한 관현악곡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곡의 악기 편성은 제목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야나체크가 72세 때인 1926년에 쓴 <신포니에타>는 다섯 악장으로 구성된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18세기 유럽 귀족들의 유흥을 위해 작곡된 일종의 무도곡 형식의 작품이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감상하고 나면 신포니에타에 관한 하루키의 서술이 쉽게 이해된다. 큰 스포츠 대회를 위한 팡파르 곡으로 의뢰받은 곡이니 1악장 알레그레토에서 25대의 금관과 팀파니의 앙상블은 출정을 앞둔 선수나 군대 사열을 떠올리게 한다. 2악장 안단테에선 오보에와 플루트에 의한 다섯 개의 변주가 이어지고, 3악장 모데라토에선 약음기를 부착한 현악기가 몽환적이면서 오묘한 시적 정취를 풍긴다. 4악장 알레그레토는 트럼펫과 클라리넷이 중심이 되어 폴카 (4분의 2 박자의 경쾌한 춤곡)에서 투티 (악보에서, 다 같이 부르거나 다 같이 합주하라는 말)에 의한 스트레타( 악곡의 마지막에 접어들면서 빠르기를 더하여 긴박감을 높이는 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5악장에선 지속되는 저음으로 주제가 전개된 뒤, 1악장에서의 팡파르가 수미상관처럼 나타나 곡의 전체적인 느낌을 벅찬 희망으로 표현해 준다. <신포니에타>의 악기 편성은 관악기 중심이라 거대하고 육중한 느낌이지만, 처음과 끝의 팡파르를 제외하면 대체로 경쾌하고 아기자기하다.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들으면 숲 속 동물을 오케스트라 악기로 표현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악기 설명을 할 때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그렇듯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도 관악기 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 오보에, 클라리넷, 플루트, 피콜로 음색을 공부하는데 이보다 더 적격인 곡이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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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시 야나체크 (1854~ 1928)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 야나체크는 1854년 체코 동부의 모라비아에서 교사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빼어난 오르가니스트였던 할아버지는 아들과 손자에게 그 재능을 물려줬다. 야나체크는 여섯 살 때부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했고, 열여덟 살에는 사범학교에서 공부하며 지역 합창단의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프라하의 오르간 학교를 마친 그는 라이프치히와 빈에서 피아노, 오르간과 작곡을 차례로 공부한 뒤, 1881년 브로노로 돌아와 새로운 오르간 학교의 학장으로 임명됐고 1919년 은퇴할 때까지 30여 년간 몸담았다.


야나체크는 기본적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국민악파'에 속하지만, 후기의 전위적인 작품들을 보면 체코 현대음악의 선구자이다. 그의 음악 어법은 고향인 체코 동부 모라비아 지방을 기반으로 하기에 보헤미아 출신인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 둘의 음악이 독일 음악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다면, 야나체크의 음악은 러시아 음악에 가깝기 때문에 보다 슬라브적이며 모라비아의 토속적인 정서가 투영돼있다.



다운로드 (4).jpeg 체코 모라비아 지방
다운로드 (5).jpeg 체코 모라비아 지방
image (2).png 체코 제2의 도시이자 모라비아의 수도 브르노 시가지. 언덕 위의 슈필베르크 성이 보인다.


72세 때 완성한 <신포니에타>는 그해 6월 26일, 바츨라프 탈리히가 지휘한 체코 필하모닉의 연주회에서 초연되었는데, 작곡가는 각 악장에 별도의 제목 제1악장 팡파르, 제2악장 성, 제3악장 여왕의 수도원, 제4악장 거리, 제5악장 시청사라는 제목을 부여했다. 이 제목들은 모라비아의 중심도시인 브르노(Brno)의 특정한 이미지와 관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