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생활의 본격 시작
그동안 3D 프린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어왔다. 그 자체만으로도 무엇이든 상상하고 픈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직접 제작한 블루투스 스피커 케이스에 전원 스위치 설치 문제로 인해 발생하게 되었다. 기존 아크릴 케이스가 이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만들어진 케이스인 관계로 아무리 납땜을 하고 전선을 연결하고 그래도 만족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도구를 가지고 구멍을 뚫는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긴 했지만, 과거 유사한 경험에 의하면 그러한 시도의 99%는 아크릴 케이스에 심각한 균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히 시도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D.I.Y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회로든 부품이든 그것에 맞는 케이스를 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이소 등지에서 여성용 소품 보관을 하는 아크릴 상자나 초등학생 박스 필통을 주로 활용하였고, 역시 이들 케이스도 저렴한 장점이 있는 반면 구멍을 낸다든지 하는 원하는 커스터마이징은 상당 부분 불가능하다. 그나마 아래 정도로 라즈베리파이 + DAC 보드를 초등학생 필통에 넣은 것은 그나마 성공적인 케이스이고 나머지는 거의 밖에 내놓기 민망할 정도였다.
일단 블루투스 스피커로 돌아가 보면 그나마 직사각형 형태의 작은 구멍이 있어서 이를 기반으로 정성 스래 땜질한 잘 맞지 않는 전원 스위치를 아래와 같이 내어놓기는 했다.
결국 3D 프린터를 구매하든지 아니면 아크릴을 자르러 가던지 케이스 옆면의 모델링 파일은 필요할 거 같아서 OpenSCAD와 버니어 캘리퍼스로 열심히 도면 스케치 진행을 했다. 코딩에 익숙하다 보니 OpenSCAD와 같은 흡사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도구에 익숙해져 있어서 적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정밀한 케이스를 만드는데 이만한 도구가 없다는 것은 이후에 알게 되었다.
직사각형 구멍은 전원 스위치이며, 원형 구멍은 3.5mm 스테레오 잭이 위치할 곳이다. 조립한 블루투스 스피커 보드에 스테레오 입력 파트가 있어서 이 부분에서 외부 입력을 받을 생각이다.
이 정도 작업해놓으니 3D 프린터가 무척 구매하고 싶어 진다.
납땜질이나 회로 구성 그리고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이용한 코딩에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원래 목적을 망각하고 중국의 저렴한 D.I.Y 3D 프린터를 구매할 수 있었겠지만 약 3주 동안의 고민 끝에 D.I.Y 보다는 완제품을 구매하는 게 소기의 목적(모델링한 결과를 출력해서 사용하는)을 빨리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결국 오토 레벨링 기능이 있는 중저가 국산 모델을 구매하였다. 필자는 아직도 어떠한 프린터가 좋은 것인지 감이 오질 않는데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 무척 많은 고민을 했으나 사용하면서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하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D.I.Y도 구매해서 조립할 생각이 있으나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3D 프린터를 또 한대 들여놓는데 아내가 뭐라고 할지 그 부분이 심히 걱정이 되긴 한다.
여러 가지 프린터 자체에 대한 튜닝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다음회에서 다루기로 하고 완성된 블루투스 스피커 케이스를 한번 확인해보자!
빛이 비치는 내부가 흡사 벌집 모양처럼 보이는데, 이 부분은 프린트 시 내부 채움 설정을 15% 정도 한 결과이다. 전문가분들에 의하면 완전히 채워서 프린트하는 것보다 재료도 덜 들고 강도도 세다고 한다.
그럼 시운전을 해보자!
앞으로 3D 프린터로 인해 D.I.Y 생활의 정점을 찍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단 밀린 케이싱 작업들부터 하나하나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다음 글에서는 구매한 프린터를 공개하고 프린트 원격 모니터링하는 환경구성 방법에 대해서 공유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