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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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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조 Aug 12. 2016

About 전신주

아방가르드한 한국 사회의 상징

길을 가다 전신주를 볼 때마다 참 한국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든 오늘만을 사는 구조랄까.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을 할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고 그저 당장의 효율성만을 생각해 누덕누덕 덧붙이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이렇게 계속 쌓아 올리다가 펼쳐질 시나리오는 뻔하다. 1) 서로 엉켜 심각한 문제가 생기지만 손을 댈 도리가 없어 모두가 큰 피해를 본다. 2) 더 이상 걸치고 쌓아 올릴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해 더 나아갈 수 없게 발목을 잡는 구조가 된다. 그때 가서 바꾸기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나 돈이 없을 거다. 


기능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나는 이 풍경이 너무 싫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의 하늘을 시커먼 전선 떼가 덮고 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답답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유럽에 다녀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전신주와 전선이 없는 골목의 풍경이 얼마나 깔끔하고 정갈한지.


기괴하다 못해 이제는 아방가르드한 예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 한 방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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