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가 귀찮고, 몸이 한껏 늘어진다. 가을의 길목이라 그런가, 계절이 바뀌는 공기 속에서 나도 덩달아 무거워진다.
굳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가며,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오다가 문득 마주친 황금연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며칠의 여백이 내 앞에 펼쳐졌다.
그동안 잊고 있던 숨소리, 느리게 흐르는 빛, 따뜻한 이불의 촉감이 다시 나를 안아준다.
큰 계획도, 대단한 성취도 없지만, 이렇게 계절과 함께 쉬어가는 순간이 어쩌면 내 삶이 나를 위로하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가을의 길목에서 맞이한 이 작은 휴식이,
다시 살아가야 할 일상으로 나를 천천히 밀어 올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