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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을 운영하는 세 사람의 비전

젠슨황, 엘론 머스크 그리고 샘 알트먼

by 덧셈기계

젠슨황의 엔비디아는 AI 관련 산업에서 이미 확실한 ”독점적“ 수익모델을 구축한 기업입니다. 이를 위해서 AMD가 개발의뢰해서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한 (2013년) HBM을 자사 제품에 도입해 발전시킨 점은 (이미 완성된 기술을 도입하여 자사의 제품 생태계 안에 편입시켜 독점적 수익을 추구하는) 애플의 기업전략에 버금가는 훌륭한 기업성장 전략모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미래에 관한 말 한마디한마디는 힘이 있고 신뢰가 갑니다. 다만 그도 역시 수익을 추구하고 투자를 받아야 하는 사기업의 CEO인지라 다소 낙관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는 합니다.


엘론머스크는 인터넷의 가능성을 알아본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가 페이팔로 크게 성공한 이후 스페이스 X와 테슬라 (로켓과 자동차)라는 하드웨어기업을 성공시킨 대단한 사업가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소프웨어와 하드웨어를 융합시킨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당당히 성공시킵니다. 다만 이 사람은 현실 기술과 그 한계에 대한 이해는 다소 부족해서 기술적으로 매우 많이 당황스러울 허황된 소리를 뒷수습 없이 하면서, 그 후 틀렸음이 입증된 비전을 새로운 비전으로 덮거나 또 그것도 안되면 슬쩍 현실적인 목표로 바꾸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10년째 내년이면 완성될 자율주행이 그렇고, 사람을 화성으로 보내려고 만든 로켓기술은 어느샌가 위성인터넷 사업용으로 탈바꿈되어 있고, 비행기보다 빠른 꿈의 하이퍼루프 사업은 땅굴 파는 회사만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말하는 비전은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일단 단기간 노력해 보고 안되면 버리는 책임지지 않는 비전이거든요.


샘알트만은 openAI라는 비상장기업의 CEO로 함께 창업한 엘론 머스크와 헤어지고, 또 그 회사에서조차 쫓겨날 뻔했던… 그의 리더십이나 전략적 판단의 성패를 평가받아본 적이 아직은 없는 사람입니다. 즉 openAI 기업에서 샘 알트만이 빠졌을 때, 회사에 타격이 있겠느냐고 물어봤을 때, 별로 샘 알트먼에 유리한 대답이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OpenAI의 기업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openAI의 성패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의 돈의 향방이 달려있다는 뜻 이외에는 별 다른 뜻이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OpenAI는 단 한 번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끊임없이 외부의 투자를 받아야지만 비로소 유지가 될 수 있는 자립불가 기업일 뿐입니다.

그래서 샘알트먼의 비전은 잰슨황의 비전과 결이 다릅니다. 젠슨황은 이미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어마무시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의 미래에 관한 비전이고 다른 한쪽은 외부의 투자가 끊긴다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적자기업의 CEO로서 세일즈를 위해 만들어진 현재를 위한 비전입니다.

샘알트먼의 비전은 엘론머스크의 비전과도 또 다릅니다. 엘론머스크는 끊임없이 자신의 비전을 수정하긴 하지만 자신이 새운 그 비전을 따라 회사가 운영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샘 알트만이 제시한 비전엔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주면서 회사를 널리 홍보하는 것도 없었고, 웹브라우저에 chatGPT를 탑재한다는 것도 없었어요. chatGPT5가 또 에로틱버전의 chatGPT가, 자신의 비전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도 사실 모르겠습니다. 그의 비전과 회사의 운영이 따로 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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