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예술을 언어로 푼다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분히 학구적인 일이다. [미학]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분야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림 이상이 되기는 힘든데 (물론 가끔 평론이 그림을 내재된 목적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자칫 언어마저 그림의 액자틀 안에 갇혀버리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조금만 찾아보면 그림을 분석한 훌륭한 글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나는 그런 글을 쓸 능력도 없거니와 딱히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영감이다. 영감만이 저 사각의 틀을 부수고 그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에 대해 간단하게 시의 형식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시를 쓰려는 게 아니라 언어를 이미지화 (이미지를 언어화 하는 것이 아니라) 시키고 싶어서이다. 그런데 과연 '언어를 이미지화' 시킨다는 게 가능한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짐작컨데 앞으로 그림과 내 사이가 썩 좋지만은 않을 듯하다. 그림은 내가 자신을 위한 거울이라고 주장하고, 나는 그림이 나를 위한 거울이라고 주장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