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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기은 Dec 31. 2017

꼬기의 연말정산

난 무얼 생각하고 무얼 했나

디에디트의 새해는 다음 주부터다. 무슨 말이냐면, 모든 에디터들이 일주일 휴식에 들어갔다는 소리다. 각자의 취향대로 쉬고 돌아와 리스타트를 하기로 했다. 


이런 회사가 또 있을까. 생일에는 가방을 선물 받았다. 명절에는 용돈을 받았고, 크리스마스에는 립스틱, 연말에는 e-book리더기를 받았다. 디에디트는 그 밖에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내게 뿌려줬다. 그저 내가 시들까, 목마를까(?) 봐 양분을 공급받는 느낌으로다가. (건강히 무럭무럭 자랄게요)


내용과 상관 없는 작년 이맘 때 나 & 악뮤

나는 딱 작년 이맘때 첫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얻게 된 성인의 겨울 방학을 펑펑 즐겼다. '영화보기'와 '친구들과 놀기', '다음 직장 초이스'. 딱 3가지를 죽어라 즐겼다.


영화보기에서 얻은 것은 이렇다. 

영화 덕분에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맑은 정신을 유지했다


놀면서 얻은 것은 '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었고 다음번엔 어느 직장에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내가 도전할 수 있게 했다. 


성인의 겨울방학은 곧 여름방학이 되어버렸고 놀며 돈쓰기만 하다가, 놀며 돈을 버는 직장을 얻게 됐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내가 노는데 누가 돈도 주는 축복과도 같다. 지치고 힘든 건 뭘 해도 당연한 거니까 제외하고. 한 3개월쯤 일했나 싶었는데 아뿔싸 벌써 반년째다. 반년이라니. 반년 동안 나는 무얼 했나. 열심히 피드백받고 내보인 기사 5편 정도가 있고, 어쩌다 보니 영상편집에 참여한 영상은 13편 정도 된다. 영상 편집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도 작년 이맘때였는데 일로 하게 되면서 영상력이 lv.0이었다가 lv.5 쯤 왔다. 물론 최대 레벨은 lv.100. 난 아직 찌끄래기니까 lv.5. (그럼에도 조금 뿌듯해서 자랑해보자면, 가장 최근 잘 만든 영상으론 https://youtu.be/zFfMX16VjTo 가 있다. 칭찬해주세요)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미디어'라는 세계는 디에디트로 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늘 하던 '마케팅'과 잘 몰랐던 '미디어'간의 간극으로 인해 고민도 시작됐다. 에디터로도 기자로도 불리지만 내가 정말로 기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 에디터지만 부족한 글 솜씨, 매일 내가 어떤 초이스를 해야 내 데쓰가 완성될지의 고민 속에 살고 있다. 


나는 영상을 기획면에서도 기술면에서도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글을 쓰는 사람도 되고 싶다. 기업을 다각적으로 생각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도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이로운 발전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획자도 되고 싶다. 하고 싶고 갖고 싶은 욕심이 넘쳤다 보니 지금은 뭐든 깔짝깔짝 약간씩만 할 수 있는 사람일 뿐이다. 내 전문 분야가 없다는 것은 나를 미리 겁먹게 한다. 될 수 있으면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내가 도움될 수 있도록.


우습게도 나는 작년에도 이와 같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로 시작해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고민.



나는 열정이 있는 삶을 원한다.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하고 싶다.
자유롭게, 떳떳하게 살고 싶다. 
인생이라는 짧은 여행의 마지막 여정까지,
그렇게 철이 덜 난 그대로 걸어가고 싶다. 
내 삶에 단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그렇게 사는 게 나다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내가 좋다.
자유로움과 열정, 설렘과 기쁨이 없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택한 것은 그저 열정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이었다. 헌데 올해도 같은 결론인 걸 보니 늘 고민하며 사는 수밖에 없나 봐요. 


내용과 관련 없는 그냥 내 사진...for 가독성

한 때 '소비'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필요하지 않은 것도 소비하게 만드는 마케팅의 불편함도 싫었다. 그럴수록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첫 직장을 그래서 좋아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고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니까. 


한편 사람들이 보기에 내 두 번째 직장은 소비를 부추기는 곳으로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아니다. 그 이유는 며칠 전 에디터 H의 글로 대체한다. 


좋은 물건은 좋은 순간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디에디트는 온갖 제품을 리뷰한다.
당신의 좋은 순간을 만들어줄 제품을 대신 찾아내려고.  

열정으로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할 것이다. 새해에는 더 대신 사고, 대신 찾아내어 사람들의 불합리한 소비를 줄여주면서. 


in 마카오


그러고 보니 올해는 해외를 네 번이나 다녀왔다. (아니 그럴 예정이다) 1월 : 첫 직장 퇴사로 홀가분하게 마카오를 다녀오고, 7월 : 새로운 직장을 찾은 기념으로 홍콩을 다녀왔다. 8월 : 안타깝게도 홍콩을 다녀온 지 2주 만에 새 직장에서 홍콩 출장을 다녀왔으며, 12월~1월 : 일주일의 휴가 덕에 곧 일본 여행을 떠난다. 


올해 큰 수확은 사람이다. 인숙쌤 덕분에 디에디트를 알게 되고, 디에디트 덕분에 미디어를 알게 되고. 또 디퍼와 닷페이스를 알게 되어 생각 않고 지나쳤던 세상을 들여다보게 된 건 큰 수확이었다. 아, 연말이다 보니 감성 뽕에 취해버렸다. 수상 소감도 아닌데 고마운 사람들을 언급하고. 기왕 한 거 더 말해보자면 부모님께 감사 드리고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감사드린다.


여튼간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다는 건 참 흥분되는 일이다. 참 많이 기다려진다. 일본의 원두는 어떤 향이 날까, 내년에는 어떤 소비로 디에딧 독자들을 즐겁게 할까. 늘 말하지만, 소처럼 일하겠습니다 #디에디트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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