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전의 삶 하나
나는 고양이였다
흙벽에 오줌을 누고
시장을 한 바퀴 도는 장날이면
사람들 많은 게 좋았다
지나는 달구지 바퀴는 피하고
으르렁 대는 개는 심드렁하게 보며
어물전 구멍에서 나오는 쥐를 잡아먹었다
나물장수 엄마를 따라 장날이면 나오던 아이는
자라 어미 대신 그 자리에서 땔나무를 팔았다
가끔은 누가 생선대가리를 던져줬다
나는 먹지 않았다
나는 누구의 고양이도 아니었으므로
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연못이 있는 숲으로 갔다
언제였던가
군데군데 민들레가 핀
풀밭을 거닐다 문득 잠이 들었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