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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Dec 13. 2023

요즘 대세 플랫폼

보도자료의 대세는 플랫폼

플랫폼은 시간의 소비학

    

 네이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흔히 플랫폼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중개한다고 말한다. 조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 보자. 본디 운송수단의 플랫폼은 버스나 기차를 타거나, 배가 고프면 간식도 사고, 무료함을 달래려 게임도 즐기는 스테이션이다. 승객은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플랫폼 이용료는 대부분 무료이다. 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은 다른 고객이 제공한 동영상, 사진 등 정보를 대개 무료로 사용한다. 고객은 플랫폼에 체류할수록 소비가 발생한다. 즉 고객은 시간을 화폐로 지급하는 시간의 소비학이 작동한다.

 맞춤형 뉴스레터인 ‘뉴닉’을 살펴보자. ‘뉴닉’은 구독자가 50만 명이 넘는다. 젊은 세대를 넘어 50대까지 구독한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일 안 궁금하나!’라는 모토처럼 젊은 세대를 타킷하고,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쉽고, 짧고, 재미있다.

뉴닉도 구독을 통해 고객이 플랫폼에 체류할 수 있는 경제 논리가 작동한다. 이런 구독경제의 흐름에 맞춰 언론사에서도 맞춤형 뉴스레터의 발행을 늘리고 있다.

 반면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를 살펴보자. 정부 부처가 만든 보도자료는 대부분 정책브리핑 사이트에 게재되어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의 주 고객층은 누구일까? 빅데이터인 블랙 키위에 따르면 2040세대가 대부분 검색한다. 산업부로 검색하면 30대와 40대가 각각 30%이고, 20대가 20%이다.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다른 부처도 분포율이 비슷하다. 2040세대는 정부 부처의 핵심 고객층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보도자료에서 의미와 재미를 찾길 원한다. 하지만 사이트는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그래서 사이트에는 댓글 기능이 있지만 댓글은 거의 없다. 고객은 관심이 가는 정보를 잠시 보려다가도 곧 이탈한다. 오히려 내부 고객인 공무원에게만 보지 않을까? 정책브리핑은 고객이 체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유튜브, SNS 등 다른 플랫폼을 벤치마킹해 보자. 정책브리핑의 보도자료에서 고객이 만든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 등을 링크하게 만든다. 반대로 보도자료에 고객의 콘텐츠를 링크하게 만든다. 상호 연결기능으로 이런 상호 이런 효과로 다른 잠재 고객이 더 유입되고, 체류시간이 늘어나서 플랫폼으로 가는 기초를 만들 수 있다. “○○부, 백○○ 대표와 손잡고 지역축제 먹거리 사업 개선한다”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본문에는 “백 대표는 금산인삼 푸드코트를 운영한다. 음식 개발부터 먹거리 부스 상담까지 축제 먹거리를 개선하는 모든 과정은 10월 2일,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 ‘축지법’(축제로 지역을 살리는 법)에서 공개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산인삼 푸드코트’라는 글자에 백 대표의 홈페이지를 링크한다. 또 ‘축지법’에 백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링크를 넌지시 삽입할 수 있다.  

   

시대정신인 크리에이터


 한국의 시대정신은 크리에이터이다. 유튜브 통계분석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수익 창출 유튜브 채널은 약 10만 개로 전국에 있는 커피 전문점과 비슷하다. 국민 5명 중 4명이 유튜브를 시청한다.첨부 1)왜 보도자료에 크리에이터를 유입시켜야 하는가? 고객은 자기 시간과 노력이 들인 작품에 더 큰 애정을 갖고, 플랫폼에 오래 머물고 다른 사람을 이끄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고객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이케아 가구의 조립 방식이 독보적 플랫폼으로 만든 것처럼 ….

 정부 부처의 미래를 상상해 보자. 정보공유형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진성 고객을 유입하여 보도자료 제목의 사전 A/B 테스트를 한다. 보도자료 등 정부의 자료에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여론의 흐름을 반영하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클릭’과 ‘좋아요’가 많을수록 다른 사람도 ‘클릭’하고 ‘좋아요’하는 확률이 높아진다. 댓글에 진성 고객이 만든 블로그나 유튜브나 SNS 등을 게시할 수 있도록 만들면 동조 효과가 커진다. 또 개인화된 구독경제에 빅데이터를 접목할 수 있다. 개인맞춤형 뉴스레터를 만들고, 클릭률, 오픈율, 수신 거부율 등의 빅데이터를 만들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최종 진화 형태는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즉 정부와 협력하여 새로운 마케팅의 통로가 되는 플랫폼으로 만든다. 예를 들면 ○○부는 ‘삼성, LG 등 가전 3사가 참여하는 호우 피해지역 가전제품 무상 수리팀 확대 운영’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 부처의 지원 노력과 삼성 등의 선행이 고객의 뇌리에 좀처럼 꽂히지 않는다. 요즘 기업의 화두는 환경 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 등 ESG경영이다. 정부와 기업의 니즈가 만나는 윈-윈 게임을 만든다. 정부 부처는 기획력을 발휘하여 민간기업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마케팅을 만들어 제안한다. 기업을 지원하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정부 정책은 공신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인재 제일과 이웃과 상생 추구’라는 삼성의 비전을 포함하고, ‘feat 재용’으로 수평적인 삼성 문화를 살며시 넣는다. 의례적인 성금을 납부보다 땀의 가치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마음을 나누고픈 아저씨라는 친근한 모습을 연출한다. 방송사와 다른 매체를 불러 모으면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칭찬은 자기보다 다른 이가 해줘야 객관적 신빙성이 더한다. 기획력이 있는 현장 행보는 장관도 빛나고 선행을 추구하는 기업도 빛난다.



첨부 1) 이원섭, “대한민국 ‘유튜브’에 빠지다” 인사이트코리아, 2023년 6월 1일, 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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