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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Jun 16. 2024

달이 흐려야 별이 반짝인다

기관장을 위한 페르소나

그동안 원고를 다 써놓고 다른 글을 쓴다고 게시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1주일에 하나씩은 올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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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는 주인공이 있기에 빛난다

     

 새 왕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마법 거울의 성과는? 블랙 키위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정부 부처의 기관장은 1년에 수천 건 정도 검색되어 미미하다. 그런데도 작성자는 기관장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보도자료를 끝없이 생산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광고 등에 활용되는 단순노출효과를 노렸다. 단순 노출은 일용품처럼 고객이 정보를 많이 알고, 경쟁이 치열하고, 구매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을 때 효력을 발휘한다. 기관장은 고객에게 인지도가 없으므로 단순 노출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과 독점시장인 보도자료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심리효과이다.

 보도자료에서 유사 페르소나를 생각해보자. 유사 페르소나는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형태는 보도자료의 무게 중심을 달리 두기에 발생한다. 작성자는 예상 고객은 주 내용을 공유하는 내부 직장 상사이다. 보도자료는 기관의 행사와 업적, 사업의 방향과 성과를 주로 작성한다. 내용을 전혀 모르는 외부 고객을 고려하지 않는 채 보도자료를 작성한다. 그래서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라는 지침은 작성자에게 다가가기 어렵다.

 하지만 무대에서 역할이 다르다. 달이 흐려야 별이 반짝인다. 조력자는 주인공이 있기에 빛날 수 있죠. 역할에 맞는 페르소나를 다시 세워야 한다.

 고객의 기억에 살아남는 기관장의 페르소나는 어떻게 만들까? 독자를 주인공으로 하되, 조직사회인 직장인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면 기관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니체의 말대로 신이 죽은 후 타인을 신과 같은 형상(이미지)을 만들었다. 보도자료를 비롯한 대중문화에 침투한 자본주의는 이미지를 더 현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기관장을 위한 페르소나이다.  

    

조력자의 페르소나란  

   

조력자의 페르소나는? 조력자는 일곱 난쟁이처럼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현실 문제를 마주친 독자를 직접이나 간접으로 도와주고 늘 겸손하다. 겸손은 모든 미덕의 근본이다. 인간은 배고픔은 참아도 배 아픔을 참지 못한다. 만약 칭찬하려면 기관장이 아닌 독자를 칭찬하라.

조력자의 메시지이다. 혹시 완벽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는가? 누구나 완벽을 꿈꾸지만, 누구도 완벽함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 고객은 완벽한 모습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한다.

 결점은 감출수록 위기가 커진다. 장래에 예측이 가능한 결점이나 위기는 미리 노출한다. 백신을 맞는 것처럼 이후 고객이나 기자의 강한 공격에 방어할 수 있고, 이들의 비판 수위는 훨씬 낮아진다. 변화나 앞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방향을 집어준다. 단순히 정책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기보다는 내일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알려줄수록 고객은 더 깊이 빠져든다.


 예를 들자. ○○부에서 한시적 유류세 인하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고 하자. 그러면 기자나 국민은 세수 부족이나 재정 건전성을 공격할 수 있다. 어떻게 보도자료를 작성할까? 세수 부족 등의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 편에 서서 잠시나마 기름값 때문에, 주름살이 깊어진 국민에게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조력자는 행동으로 말한다. 그러므로 생생하고 흥미가 있고 극적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고객에게 관심을 얻으려면 연출력을 발휘하라. 평소 기관장의 이미지는? 양복을 입고 경직된 이미지로 고객들이 다가서기가 힘들다. 고객은 색다른 행동이나 에피소드에 주목한다. 왜 고객에게 재미를 주어야 하는가? 고객은 뉴스가 되는 보도자료를 영화, 드라마, 게임, 음악, 스포츠 등 대중문화를 인식한다. 그러므로 대중문화처럼 시간을 투입하여 지적소비를 한다. 지적소비를 충족하려면 재미라도 줘야 한다. B급 감성이라도 고객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진정한 조력자의 모습이 아닐까?


 예를 하나더 들자. 해수부에서 새 구명조끼를 무상 지원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으레 장관은 ‘구명조끼를 지원하고 ~ 구명조끼 착용을 생활해달라’고 마무리할 것이다. 현장감이 있는 구명조끼를 입는 행사를 기획하자. 기자들도 초청하여 수영장에서 장관이 직접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들어가면? 수영장에 뛰어드는 장관의 모습은 국민에게 작은 웃음을 주지 않을까? 더불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장관이라는 좋은 프레임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좀 더 연출해보자. 입고 벗기가 불편한 구명조끼와 착용이 편리한 새 조끼를 비교하고, 기자들과 함께 뛰어들자. 퍼포먼스에 돈이 많이 든다면 구명조끼 제작업체와 협업할 수 있다. 제작업체는 일부 비용을 대고, ○○부에서 공인한 제품을 판다는 공신력을 얻고, 다른 매체에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다. 이른바 정부와 기업이 상생하는 플랫폼이 만든다. 현실적으로 민간기업이 보도자료를 발표하려면 언론 매체에 잘 나오지도 않고, 때론 비용도 많이 들기도 한다. 민간 기업이 독수리 등에 탄 거북이처럼 더 멀리 날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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