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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래 Oct 31. 2018

[Day 61] 영양제

1. 진짜 먹는 약

나이 한 살씩 더 먹을 때마다 먹는 영양제도 한 알씩 늘어납니다. 지금은 비타민B(메가도스), 비타민C, 비타민D, 철분제, 엽산, 루테인,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이렇게 7종을 챙겨먹고 있습니다. 이 알약들을 종지에 담아 물과 함께 한번에 삼키는 게 매일 저녁 자기 전에 치르는 일종의 의식이 되었습니다. 최근엔 만성 위궤양이 심해져 섭취 리스트에 카베진과 매스틱가루도 추가되었네요. 

기분탓만은 아닌 것이 확실히 몸의 활력과 균형을 되찾아주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다던가, 속쓰림이 덜 하다던가...) 물론 24시간 공부하다가 8시간 술먹고 4시간 자다 깨도 기운이 펄펄 했던 20대 초반과 비할 바는 못 되지만요.



2. 마약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챙겨 들으며 '뽕에 취합니다'

현 인류의 불행과 불화의 원인 중 10% 정도는 설거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설거지를 극혐해서, 설거지를 할 때면 청량함이 팡팡 터지는, 신나는 아이돌 노래 메들리를 꼭 듣습니다.

일 하다가 기운이 떨어질 땐 <쇼미 더 머니> 경연곡만한 스팀팩이 없지요. 특히 비와이, 바비의 경연곡들을 들으면 뭔가 겁 없이 맨손으로(+'그'의 힘을 빌려)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뽕이 차오릅니다.

가끔 까닭 모를 우울에 빠져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을 찍을 때가 있는데 그땐 2NE1의 명곡 '내가 제일 잘 나가'를 한 스무 번 반복해서 들으면 어느 새 팔다리에 힘이 차올라 '음빠라빠라빠라빰빰빠바'를 외치며 날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3. 먹는 것

주중 저녁은 간단히 요기하는 경우가 많고. 주말, 특히 토요일 아침엔 먹고 싶은 걸 해먹으며 심신을 달랩니다. 소세지카레, 멍게비빔밥, 풋내를 살려 따뜻하게 먹는 메밀면, 코다리냉면, 텐동, 산채비빔밥 등 그때 그때 먹고 싶은 음식을 후루룩 해먹고 나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걸 넘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 같은 것이 몰려와요. 물론 그 다음 차례엔 인류애 잃는 설거지와 이걸 분쇄할 아이돌 노동요가 날 기다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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