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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박도 Mar 25. 2020

미국 코로나가 두려운 6가지 이유

뉴욕특파원의 뉴욕일지

뉴욕에 온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 추운 겨울도 지났으니 뉴욕의 봄을 만끽해볼까 하고 있던 찰나에 뉴욕에도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3월 1일,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의료계 종사자 여성이 이란 여행을 다녀온 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뉴욕이 어떤 곳인가. 서초구 정도의 좁은 맨해튼에 수백만 명이 모여 살고 있어 인구 밀도가 미국 내에서 최상위에 속하고 이 맨해튼에는 그 사람들 뿐 아니라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뉴저지 등 맨해튼을 둘러싼 주거지에서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출퇴근을 한다.



뉴욕 코로나19 확산은 예견된 일이었다


만약 뉴욕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면 헬게이트가 열릴 거라는 건 예측가능한 사실이었다. 더욱이 한국의 코로나19 뉴스를 보면서 뉴욕이 잠잠한 것이 오히려 이상했기 때문에 첫 환자는 그저 신호탄임을 직감했다. 중국인 입국을 진작에 막았다지만 이미 12월 방학부터 중국으로 떠난 유학생들과 춘절 이전에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오는 중국인들 소식도 들려왔다. 또한 1월에는 개강을 맞이해 중국 유학생들이 뉴욕으로 대거 입국했다. 자체격리 따위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뉴욕대, 콜롬비아대 등 대학 수업에 참여했다.  


거기다가 유럽 여행을 즐기는 뉴요커들, 가족 단위로 뉴욕에 오는 유럽 여행객들이 가늠할 수 없이 많은 1, 2월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뉴욕 거리 곳곳에서 중국인 여행객들보다 유럽 여행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유독 많고 빠른 속도로 퍼지는 만큼 심각한 사태다. 뉴욕 CDC에서도 이러한 유럽발 코로나가 뉴욕에 퍼졌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없던 2월이라고 뉴욕이 안전했을리가


이러니 뉴욕에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지만 없던 게 아니라 몰랐을 뿐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2월 중순 열흘 간 한국에서 뉴욕으로 여행온 친구와 함께 뉴욕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다. 친구가 뉴욕에 도착하기 전에는 50명도 되지 않았던 코로나 확진자가 신천지로 인해 하루 하루 100명 넘게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2,000명이 넘었다.


그때의 뉴욕은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거리는 소란스러웠으며, 레스토랑은 1시간 웨이팅을 해야할 만큼 줄이 길었다. 한국인 여행객들도 많은 때였다. 뉴욕에는 확진자가 없으니 여행을 취소할 이유도 연기할 이유도 없었을 터다. 미국여행 카페 등에 동행을 구하는 글들도 상당히 자주 올라왔다.


2월에 친구와 나는 한국에 마스크를 보내려고 뉴욕의 마트들을 돌아다녔는데, 이상하게 2월부터 뉴욕에서는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다. 중국인들이 가족들에게 보내려고 사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뉴욕 MET, MOMA, 뉴욕페리 타고 브루클린, 타임스퀘어, 소호 등 사람 많은 곳만 골라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3월 6일, 뉴욕 북부 웨스트 체스터 마을에 사는 50대 변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상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문제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그가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지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3월 초 무렵, 나는 공포영화의 주인공인냥 가는 곳마다 재채기 아닌 기침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했고 당연히 이 나라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거의 없었기에 침이 사방팔방으로 튀는 것이 눈에 보이는 느낌이었다. 자체적으로 일찍부터 집에만 있으면서 아마존으로 신라면 한박스와 쌀(한달째 배송이 오지 않고 있음), 파스타,  마스크, 감자칩(?) 한박스, 휴지를 배달시키기 시작했다.


내 몸에도 혹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반팔 입은 채로 창문을 열었기에 추웠음에도 코로나로 인한 오한증상이 아닐까 긴장했고 비염으로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주룩 흐를 때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예외적인 증상이 아닐까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뉴욕 코로나가 두려운 6가지 이유

  

1. 경각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


뉴요커들은 야외활동을 본래 좋아한다. 외국인들은 나가고 싶어 환장했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정말 환장한 사람들이다. 퇴근 후 술집에 가거나 약속이 없으면 집에 가는 게 당연한 한국인들과는 다르게, 뉴요커들은 약속과 관계 없이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밖에 나간다.


밖에서 조깅이나 러닝을 하는 건 흔한 일상 중 하나고 공원에서 점심을 먹고, 개와 산책을 하며 젊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요가를 배운다.


어린이나 학생들도 마찬가지. 동네마다 큼직하게 여러 곳에 있는 어린이를 위한 멋진 놀이터들은 언제나 항상 아이들과 부모 혹은 보모들로 가득하다.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농구장과 축구장도 날씨가 좋은 날엔 학생들로 즐비하다.


문화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나가는 걸 포기하지 못하는 뉴요커들을 이해하긴 힘들다. 마약중독도 아니고, 몇 주만 집에서 머물면 되는 것을.


여전히 센트럴 파크와 뉴욕 근교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닌다. 허드슨 강가를 따라 운동하는 사람들, 바베큐를 구워먹는 가족들 또한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단다.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이런 사람들이 무서워서 집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뉴욕 시장 빌데블라지오도 사람들 도대체 왜 그러냐고, 외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다. 더 강력한 외출금지 대책은 시행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여름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일상



2.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성 증오 범죄 증가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건 탐탁지 않음을 넘어서 분노가 치민다. 전세계를 곤경에 빠뜨리고는 거짓 통계에 이제는 발뺌까지 하니 말이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가 '차이니스 바이러스'라고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


그로 인해 미국에 사는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성 증오 범죄건수가 증가했다고 한다. 다들 속으로는 중국때문에 이게 뭔가, 하고 있다가 대통령이 그렇게 공표해버리니 아시안에 대한 폭행이 정당방위라도 된 듯 날뛰는 꼴이다.


뉴욕 맨해튼 시내 한복판에서 그것도 아침 10시에 한국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게 폭행당했고, 그보다 이전에는 중국인 여성이 지하철에서 흑인 남성에게 맞았다.


기사로 나오지 않는 한인들을 향한 범죄들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떤 한국인은 뉴욕에서 가발을 구매했다고 한다. 동양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웬일로 "아시안-아메리칸을 보호해야 한다"고 트윗을 날렸지만 교묘하게 'Asians are the spreading of the Virus...' 에서 글자수를 빌미로 끊어버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할만한 장난인가 이게? 인플루언서도 조심해서 말하는 판국에 정말 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뉴욕에 살고 있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지인들은 말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찌저찌 감기처럼 넘어갈 수 있다고 하니 크게 두렵진 않은데, 길가다 맞을까봐 그게 제일 무서워








3. 국민의 목숨보다 경제에 목숨건 트럼프의 행보


트럼프는 계속해서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잘 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중국인 입국금지, 유럽인 입국금지 등 발빠르고 단호한 조치로 실제로 그렇게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 크루즈에서 감염된 미국인들을 왜 미국에 데려왔냐고 할 때부터 이상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한국과 다르게 기자회견이나 라이브(생방송)은 굉장히 수시로 하는데, 기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를 물으니 유머로 응수하는 게 아닌가.


"아니 조금이라도 아프면 집에 있고, 아픈 사람 보이면 멀리 피하고, 손 잘 닦으라고~ 내 말 못들었어?"


듣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황당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나 천문학적인 병원비 등에 대한 해결책보다는 2,000조를 푼다는 둥 코로나로 인해 침체될 경기 부양책에만 집중하는 듯 했다. 주가폭락을 막기 위함일까.


급기야 오늘은 몇 주 내로 직장에 출근해야할 거라고 언급했다. 경제가 무너지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확산보다도 큰일이라는 거다. 텍사스 주지사는 고령인구가 경제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야한다고 까지 말했다.  


3월 중순부터 필수적인 사업장 (마트,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하고 재택 및 축소근무가 시행중인 뉴욕에서 당장 4월부터 다시 수백만명이 출퇴근길에 오른다면... 상상만으로 재앙영화가 따로 없다.


가정에서 한 사람이 출근하면 가정내 거의 모든 사람이 걸리는 판국에 (실제로 뉴저지의 11인의 대가족 중 4인 이상이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다) 대체 트럼프는 무슨 꿍꿍이인건지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고, 두려움이 가중될 뿐이다.




4. 뉴욕의 확진자 중 병원에 입원한 건 겨우 13%


뉴욕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비가 3,500불에 달하던 때에는 확진자가 전부 변호사나 의사였다. 400만원에 달하는 검사비를 감당할 수 있는 서민은 없었다.  


한국의 방식을 따라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시행하면서 그나마 무료가 되었지만 검사를 받은 후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겨우 13%다.


병상이 부족한 건 둘째치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엠뷸런스를 이용하면 2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병원에 갈 생각조차 버려야 한다. 하루 입원비가 최소 400만원이 넘기 때문에 2주 입원에 수천만원에서 몇 억이 깨지는 건 흔한 일이다.


이말인 즉, 뉴욕의 확진자 2만여 명이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만 명을 감시하고 케어할 여력이 뉴욕에 있을까? 더구나 나가서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가격리룰을 잘 지킬 수 있을까? 공원은 괜찮겠지, 마트는 괜찮겠지 안일한 생각으로 무증상 감염자들이 돌아다닐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해야 한다.


지난주 동네 마트 싱황



5. 사재기로 인한 굶주림


한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이 퍼질 때에 누구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뉴욕에선 대부분이 하고 있다. 굶어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뉴요커들의 사재기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텅빈 마트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그 넓은 코스트코는 주차장을 삥 둘러쌀 정도로 사람들이 줄을 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고 들어가도 많은 물건들이 품절 상태였다고 한다.


뉴저지 코스트코의 한 지점만해도 나날이 매출 기록을 갱신해 하루에 50억, 100억, 200억을 찍을 정도로 사람들이 사재기를 해대고 있었다.


화장지는 구비했지만 당장 2주치 식량이 집에 있는가 하면 가늠할 수 없다. 음식이 동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집에서 잠을 최대한 많이 자고 하루에 1끼 정도만 제대로 먹는 식으로 살고 있다.


뉴욕의 식당들은 배달과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상태인데, 누가 감염자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달을 시키는 것도 두려울뿐더러 식당들도 아예 이마저도 중단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트는 문을 열지만 앞서 언급한 공포 탓에 10분 거리에 있는 마트에 가는 것도 최대한 피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이 많은 곳도 사람이 없는 곳도 안전한 곳은 오직 집 뿐이다.


아마존 홀푸드나 아마존 프레쉬에서 쿠팡처럼 1~2일 내로 식재료 등을 배달시킬 수 있긴 하지만 이것도 갑작스럽게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지가 떠 있는 상태다. 아슬아슬하게 130달러 어치 음식을 주문해두었다.


생존을 위해 어떤 음식들을 쟁여둬야하는지 배운 적은 없지만 분명한 건 내가 먹고 싶은 걸 쟁여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기와 맥앤치즈, 초콜릿케이크, 아보카도 등 맛있는 걸 많이 사서 잘 먹고 싶은 내 욕망에 놀라는 중이다.


얼마 전 남편에게 고추장볶음에 밥을 먹으려냐고 물어보니까, 무슨 전쟁났냐고 한바탕 웃더라. 그러네. 전쟁난 건 아니니 집에서 최대한 맛있게 잘 먹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달 후에도 마트에 가는 게 꺼려지겠지만 제발 아마존 홀푸드 배달만은 막히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에 배달도 다 끊기고 마트도 문을 닫게 되면 그땐 정말 고추장에 파스타를 발라먹어야할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한달 전에 시킨 쌀은 4월 초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알 수 없다.





6. 경제붕괴로 인한 폭동


뉴욕에는 7만여 명의 노숙자들이 살고 있다. 노숙자는 아니어도 집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층도 많다. 그런 동네에는 강도, 폭행, 총기사고가 빈번하다. 브롱스가 대표적으로 위험한 동네 중 하나다.


뉴욕의 렌트비는 한달에 200만원이 넘는다. 맨해튼에서는 200만원 짜리 월세를 구하기도 힘들고 아파트를 여러 명과 쉐어한다해도 최소 100만원 정도의 돈을 매달 집값으로 내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어퍼이스트나 어퍼웨스트, 트라이베카 등 비싼 동네에 사는 뉴요커들은 돈을 얼마나 잘 버는 건지 상상불가다. 그쪽 동네는 월세가 최하 500만원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들은 그렇다 치고, 뉴욕의 서민들에게 월세 200만원은 모아놓은 돈이 아닌 월급으로 받는 돈 중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다.


문제는 음식점, 가게 등이 다 문을 닫아서 수입이 끊긴 사람들이 이를 어찌 충당하느냐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뉴요커들이 상당히 늘어났다고 한다. 그것도 한두 달 생활비가 되려나. 월세와 식비를 감당하기엔 충분치 않은 금액이다.


월세를 내지 못해, 가게세를 내지 못해, 먹을 것을 사지 못해 거리를 떠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결국 폭력과 폭동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총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 곳이 아니던가.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오히려 주지사나, 뉴욕시장, 연방정부가 경제부양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게 아닐지 한편으로는 수긍이 되긴 한다.


화장지를 사려고 싸우는 흑인들도 있는 마당에 인구밀도가 지나치게 높은 뉴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우리 개 온도도 덩달아 산책금지령에 (자체적으로) 집에서 누워있고 재택근무 남편도 안하던 새로운 게임을 다운받았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가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이나 뉴저지에 사는 한국인들 대다수는 한국행을 고려하지 않는다. 보편적으로 딱 어떤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이유들이다. 언제 다시 직장에 출근할지도 모를 일이며, 집에만 머물고 있는 편이 공항에 가는 것보다 안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거나 증상이 있는 한국인들은 주변에는 없긴한데, 한국으로 귀국한 미국 유학생 등의 기사를 보면 어찌보면 사람들의 댓글처럼 이기적인 행위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 치료받을 방법이 아예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정말로 미국에 살고 있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노동자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기댈 곳이 14시간 떨어져있는 내 나라 한국 뿐인 것이다.


남편과 우스갯소리로


"우리 한국가면 기사 뜨고 악플 달리는 거 아냐?"


<뉴욕에서 귀국한 한국인 부부와 강아지, 코로나 검사받아>


"그럼 악플에.. 미국인이 필요할 때만 한국에 온다, 건강보험도 안낸 사람한테 세금 쓰지 마라, 이기적인 놈들... 막 달리겠다..."


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수천만원 건강보험과 세금 내고 살았으니 해명할 기회는 있었으면 싶고,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들한테 내 아까운 세금 안쓰였으면 싶은 생각이다.



집에만 있다보니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한다. 아무쪼록 한국, 뉴욕을 비롯한 전세계에 들러붙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확 사라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뉴욕에 얼마나 있을지 몰라 나에게 몇 번 없을 뉴욕의 이번 봄은 놓치더라도 덥지만 미치도록 아름다운 색을 뽐내는 뉴욕의 여름만은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열망할 뿐이다.








 작가 소개

에세이『솔직한 서른살』을 썼습니다. 퇴사 후 뉴욕에서 골든두들 온도랑 예민한 과학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계속 글을 쓰고 있으며 <뉴욕종합잡지> 온라인 매거진 뉴스레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번째 책 『개야 그만 탈 벗고 나와』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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