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게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서평 작성일: 20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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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법이 궁금하여 관련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
옛 중국 현인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며, 유교의 핵심철학인 "인(仁)"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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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바탕으로, 통계와 실험으로 이루어진 서양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관한 책들이 효과적인 대화법 측면에서 좀 더 실용적이라면, 인이라는 가치에 기반하여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러한 책들은 좀 더 삶의 자세에 대한 본질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말을 잘하기 위해 좀 더 본질적인 삶의 태도를 바꿔나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랄까... 마치 내뱉는 모든 말들에 엄청난 지혜가 담겨있는 공자님처럼 말하고 싶어서 아예 공자님 같은 사람이 되고자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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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좋았다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좋았다. 요새는 서양식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에 더 익숙했던터라 이러한 관점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공유하고 싶은 좋은 구절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좋았던 문장들을 소개하며 시작해보려 한다.
"배우기를 널리 하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것에서부터 미루어 생각한다면, 인(仁)은 그 가운데 있다."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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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적절할 뿐이고, 인품이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특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자연스러울 뿐이다."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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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일을 권할 때 정성은 남음이 있고, 말은 부족해야 한다."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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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스스로를 아는 일이다."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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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아는 것은 지혜이고 나 자신을 아는 것은 명철함이다."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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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한마디 말로 평생도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서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
성경에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고 실려있다. 로마 황제 알렉산더의 황금률이라고도 알려진 이 말씀은, 생각해보면 그대로 받아들여 행동하기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내가 대접하고자 하는 것이 상대방은 원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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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말씀은 이와 비슷한 듯 다르다. "DO"보다 "DON'T DO"라는 메세지가 더 수동적으로 들릴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공자가 첫마디로 "그것은 서(恕)다"라고 먼저 말씀하신 것도, 그 속에 정말 깊은 의도가 여려있다고 생각이 든다.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글자로 풀이하면 '마음을 같게 하다'라는 뜻이다. 내가 받기 싫은 대우를 상대에게도 베풀지 않고, 내가 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하는 것은, 그전에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자기만족만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행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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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신이 아닌 이상, 상대의 마음을 완벽하게 궤뚫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대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