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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인어 Mar 02. 2020

세상의 모든 춤-째즈댄스 편

몸치지만 춤 배우는 여자

#새로운 글 주제...내가 그 동안 춰온 춤들

쓸 주제는 많다. 이제는 쓰면 된다. 브런치 작가의 서랍 여기 저기 적다 만 글의 파편들을 보니 머리가 복잡하다. 나의 춤의 역사를 적어보면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몸치다.

얼마나 몸치이냐면 고교시절 체력장도 기본 점수를 받지 못했고 어릴 적에는 항상 친구 오빠가 나를 달리기 놀이에서 제외시켰다. 내가 달리지도 못하고 맨날 넘어져서 골치 아프다는 거였다. 친구 오빠는 잘 생기고 키도 컸는데 함께 놀고 싶은 내 마음도 몰라 준 채 나를 놀이에서 따돌렸다. 따돌림이라는 서운한 감정이 몰려와 대문으로 뛰어 들어가 뒤에 숨어서 몰래 눈물을 훔쳤다. 초딩학교도 들어가기 전 꼬마 때 느낀 감정이다.


#몸치도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째즈댄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무슨 어린 시절 한풀이로 들어간다. 그만큼 내가 몸으로 하는 운동이나 댄스 등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항상 중고교 시절 뭔가 내 안에 열정이 꿈틀거렸다. 뮤지컬에 나오는 째즈댄스 같은 춤을 멋지게 추고 싶다는 열망을 행동으로 옮긴 건 대학 3학년 2학기 였다. 내 춤의 역사가 시작한 것이다. 1년 정도 째즈댄스를 배우고 발표회도 하고 2년 정도 째즈댄스를 열심히 배웠다. 그 뒤 30대가 되어서 새로운 춤 장르 스윙댄스를 다시 만나기까지 내 춤에 대한 열망은 접혀 있었다.


#째즈웍은 끈적거리게

대학 3학년 절친과 함께 째즈댄스를 시작했는데 친구는 스트레칭을 하다 달아나 버렸다. 나는 남아서 계속 했는데 이유는 못해도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다른 이유는 나만 못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째즈 댄스를 전공하고 돌아온 댄스 강사 선생님은 빨래판과 같은 복근을 자랑하며 정통 미국식 째즈댄스를 가르쳐 주셨다. 당시 유행하던 국내 힙합에는 몸이 굳어버리는 나도 왠지 미국 팝송에 맞춰 끈적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째즈 동작은 하다보니 좀 됐다. 신기했다. 음악의 장르에 따라서 춤의 종류에 따라서 나도 출 수 있는 댄스가 있었던 것이다.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던 한 친구

당시 어머니를 도와 입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꿈이 뮤지컬 배우였다. 성악을 전공해 노래는 잘 부르고 춤을 배울 곳을 찾고 있었다. 이 친구에게 마침 째즈댄스를 소개해 주었다. 그 뒤로 나는 취업준비에 바빠 째즈댄스와 멀어지게 됐다. 그녀는 꿈을 이뤘는지 가끔 궁금하고 그립다.


#째즈댄스 몸짱은 알고보니 중3학생

째즈댄스 회원 중 최고의 실력자가 한 명 있었다. 몸매도 째즈댄스의 스트레칭과 째즈웍으로 단련된 근육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환상적인 그녀와 수업을 기다리면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중학교 3학년 밖에 안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었다. 춤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꿈을 이뤘는지 가끔 궁금하고 그립다.


#째즈댄스 발표회

몸치가 그러고보니 1년 꾸준히 째즈댄스를 배우고 발표회도 했었다. 친구들 몇 명과 언니가 보러 왔었는데 다들 내가 춤을 배웠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을 뿐만 아니라 계속 놀려댔다.

[쉘 위 댄스Shall we dance?]라는 영화가 당시 유행했는데, 내가 그간 몰래 춤을 배우러 다닌 사실이 이해가 간다고 한 친구가 이야기 했던 것이 기억난다.


#수줍은 몸치는 아직도 아쉽다

째즈댄스를 계속해서 고수가 되지 못한 것이. 생각해보면 당시 꽤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늦은게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도 째즈댄스를 배운 시간을 총 합치면 2년 6개월쯤 되는데 그 뒤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쉬지 않았다면 꽤 전문가가 되어 있을텐데 말이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째즈댄스는 섹시하고 매력적인 춤이다. 춤과 음악에 열정을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시작하길 권한다. 당신도 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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