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칼럼] 제 11화. 인도네시아 음식, 미고랭과 나시고랭
불완전한 평형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예하의 공개시장조작위원회에서 2022년 9월 금리 인상률을 0.75%에서 0.5%로 인하했다. 이는 미국의 유가 안정세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이후로 우리나라 물가와 인플레이션율,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상의 지금까지도 이 시대의 뜨거운 감자이다.
물가의 상승 자체는 경제의 활성화를 의미하므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위험하다. 정부의 재정정책이나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으로 물가를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선을 벗어나면, 이로 발생하는 경제적인 타격은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율이 0%로 유지된다면 작은 경제적 충격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장 안정한 상태는 크지 않은 폭으로 물가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소위 말해 불완전한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맛의 중용
가장 이상적인 음식은 다양한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룰 때 나타난다. 단 음식을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더라도 설탕을 입속으로 들이붓지 않는다. 다만 알맞게 뒤섞인 여러 맛 중에서 단맛이 두드러진 음식을 찾는다.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요리에서 여러 가지 맛과 향이 때로는 한꺼번에, 때로는 차례대로 혀를 통해 느껴지고, 그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는 비로소 “맛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시고랭이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고수를 포함하여 향이 강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그 어떠한 맛이나 향이 과하지 않고, 수백 가지의 맛이 주인공이 되어 완벽하게 불완전한 평형을 이룬다.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나시고랭/ 미고랭은 세상에서 유일한 만점짜리 완전식품이다.
발리 인 망원
발리 인 망원은 자유롭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듯한 휴양지 콘셉트의 인도네시아 음식점이다. 실제로 서핑을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만큼은 정말 해외로 도피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미고랭을 먹어야 한다. 살면서 이토록 완벽하다고 생각한 음식은 없었다. 자기주장 강한 맛과 향이 완벽하도록 조화를 이루고 있다.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를 차지한 른당도 먹어봤지만, 고기 자체가 조금 퍽퍽하고 생각만큼 특별한 맛과 향이 잘 느껴지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폭식 칼럼] 제 11화. 인도네시아 음식 - 발리 인 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