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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짜장 Dec 22. 2022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 비결

[폭식 칼럼] 제 12화. Gordon Ramsay Burger

스코틀랜드 출신의 요리사, 고든 램지
"This chicken is so undercooked that a skilled vet could still save him!"

    냉철하고도 유쾌한 독설로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고든 램지가 서울 한가운데에 음식점을 차렸다. 유튜브나 텔레비전에서 어쩌다 고든 램지가 출연한 TV쇼 (Kitchen Nightmares, Hell's Kitchen 등)를 볼 때면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와 화로같이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름에 불을 붙이듯 온 주방을 태워버릴 것 같던 이 아저씨는 2017년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구수한 한국 예능에 출연하더니 2022년에 덜컥 햄버거 음식점을 서울시 송파구에 상륙시켰다.

    강렬하면서도 친근했던 램지 삼촌의 매력은 한국에서 통했다. 미슐랭 스타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예능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고든 램지는 한국인들에게 인기 만점 스타 셰프이다. 고든램지버거는 수제버거를 만들어 파는 곳이다. 다만, 버거 하나의 가격부터가 심상치 않다. 미국산 소고기를 미디엄으로 구운 패티에 이쁘게 옷을 입힌 버거는 최소 2만 원 후반대에서 최대 3만 3천 원이며, 국내산 최고급 한우와 트러플을 부재료 및 소스와 함께 정갈하게 쌓아 올린 1966 버거는 무려 14만 원이다. 램지 삼촌의 이와 같은 프리미엄 전략은 한국에서 어떻게 통할 수 있었을까.


1++ 한우에 트러플, 1966 버거

    사치스러운 먹거리들을 한 데 모아 그 맛이 잘 어우러지도록 쌓아 탄생한 1966 버거는 무려 14만 원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다. 이 가격은 소위 하이엔드 오마카세라 불리는 초밥집의 런치 코스 및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미슐랭 스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정식당의 디너코스와 맞먹는다. 1966 버거에 들어간 값비싼 한우 등심 (웻 에이징), 트러플, 페코리노 치즈 등과 맛의 배합을 맞추기 위해 거쳤을 수많은 연구 과정을 생각해보면 14만 원을 받아 마땅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3만 원 대의 햄버거와 14만 원 대의 특제버거는 소비자들이 두려워할 만한 존재이다. 이러한 음식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는 값비싼 식재료, 요리사의 정성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몇십 년 전에 비해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 더욱 신중해졌다. 가성비가 좋은 음식의 정의가 점차 '맛에 비해 값이 싼 음식'에서 '지불한 가격만큼 훌륭한 맛을 내는 음식'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가성비와 가심비를 위해 음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었다. 어중간한 가격으로 적당한 음식을 먹을 바에는 비싼 돈을 주고 좋은 요리를 대접받겠다는 심리가 프리미엄 전략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인 듯하다. 고든 램지 아저씨는 사업가로서 이 부분을 잘 파고들었으며, 그 덕분에 한국에서 맛있는 버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고든램지버거

포레스트 - 33,000원

헬스키친 - 31,000원

스위트 포테이토 프라이즈 - 10,000원

크림브륄레 & 오레오 스무디 - 13,000원

(좌) 헬스키친버거 (우) 포레스트버거
(좌) 스위트 포테이토 프라이 (우) 크림브륄레 & 오레오 스무디

[폭식 칼럼] 제 12화. 프리미엄 버거 - 고든램지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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