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과 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금별 Dec 27. 2023

[GGWP] 회고를 고민하고 주도해보았습니다[2/2]

Mechanisms at amazon

1. 해결되지 않은 고민

 앞 글에서는 회고를 어떻게 하면 될지 방법을 찾아보고 이번 회고의 방법론(GGWP)을 설정해보았습니다. 각자의 Goal을 설정하고 Good, Weakness를 작성하여 앞으로 무엇을 계속하고 개선할지 Progress를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회고를 하기 앞서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비록 외부의 압력이 원인이었다고 하나, 4개월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달려온 기간동안 내부에 쌓인 감정적으로 지쳐있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적절한 피드백을 교환하더라도 자칫 감정적인 문제로 인해 잘못 받아들이게 될 수 있어 불안했습니다. 저 역시 사람인지라 업무에 있어서 감정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실수와 후회를 반복했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저는 이번 회고의 의미가 방법론에 정의된 내용처럼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서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랐습니다. 어떻게하면 제 불안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을 고민해보아도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전 회사의 선임이었던 제 멘토님과 연락이 닿아 자문을 요청드릴 수 있었습니다.


질문과 질문


 맥락과 두서 없이, 머리속에 얽히고 설킨 질문들을 쏟아냈기에 질문 내용은 약간의 요약과 각색이 있습니다.(멘토님 감사합니다.ㅎㅎ)


“약 4개월간 프로젝트를 하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감정이 일부 격해지는 경우도 있었기에 잘못 회고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번 회고를 잘 마칠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 고민을 듣고 곧 다음과 같이 다시 질문을 주셨습니다.

“회고를 마치고 어떤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지, 그걸 먼저 알고 싶네요.”


 멘토의 짧은 질문을 듣고 짜릿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파크가 머릿속을 뚫고 지나간 듯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색다른 회고를 해보고싶다는 욕심과 더 나아가 이번 한 번의 회고를 통해 너무 많은 걸 해결하고 싶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문제를 바로 잡아 앞으로의 업무를 위해 개선을 도모할까?

각자의 경험을 듣고 피드백을 교환해야 할까?

아직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의 다지도록 할까?


 욕심을 부리면 애매한 회고가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회고를 잘 리드하여 마무리 할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의문과 불안함이 밀려왔습니다. 자신감도 천천히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 막막하던 차에, 멘토님이 좋은 글을 하나 소개해주었습니다. 그가 소개해준 `Mechanisms at Amazon`의 메모를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아마존의 메커니즘


"Mechanisms at amazon"


 그는 고민을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DANNY SHERIDAN 이 작성한 메모(Memorandum; 짧은 서면 보고서)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링크로 들어가 메모를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전달하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값(Input)과 어떤 방법(Tool)을 채택(Adoption) 및 검토(Inpection)하여 원하는 결과(Output)에 다다를 수 있다, 입니다.


 

 물론 도출된 결과는 구성원들에세 지속적이고 이로운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프로그래밍에 비유하면 원하는 값(Output)을 얻고자 할 때 Input이라는 값을 Function(Tool, Adoption, Inspection)에 넣고, 앞서 설정한 Output을 얻을 수 있는지 일련의 과정을 그려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구조로 설명돼 있어서 이해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이러한 사고방식을 적용해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입니다. 어릴적 1차 방정식을 처음 배우고, “실생활에 어떻게 이런 게 쓰인다는 거야?”라는 느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아래의 예시를 통해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예시는 메커니즘의 잘못된 예 입니다.   


Input : 선생님이 A학생의 잘못을 가져간다.

Function : 수업에 들어가 다른 학생들이 있는 곳에서 A학생의 잘못에 대해 추궁/사실을 확인한다.

Output : A학생의 잘못이 다른 학생에게 알려진다.


 만약 이런 케이스가 있다고 가정 했을 때, 얻어지는 결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도출되는 결과의 예를 들어보면 “A학생에게 수치심을 느낀다.”, “다른 사람이 A의 잘못에 대해 인지한다.” 등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적절하지 않은 입력과 방법을 적용한 예시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물론 위 예시도 멘토님께 간략하게 들었던 하나의 예제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예시처럼 되지 않도록, 저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결할지 목표를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번 회고에 “메커니즘을 업무에 적용해보는 도전”이라는 히든 미션이 생겼습니다.



2. 해결을 위해

 멘토가 소개해준 메커니즘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명확한 문제 정의를 위해 회고를 고민했던 처음으로 돌아가보았습니다. 저는 이번 회고를 통해 스쿼드 멤버들과 성취감을 나누고 회고 본연의 의미를 살려 피드백을 교환하여 서로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회고를 열었습니다. 회고를 열게 된 동기에 맞추어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결정하였습니다.


”이번 회고에서 각자의 경험을 듣고 긍정적 피드백을 교환한다.”


저는 위 결과를 얻기 위한 메커니즘을 이번 회고에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회고를 시작하기 전에

 이번 회고에서 멤버들과 얻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오해를 예방하고 회고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회고의 방법론을 공유하며 사전에 멤버들과 회고의 목적을 공유하는 작은 커피챗을 요청하였습니다.


회고 준비

 커피챗을 통해 가장 먼저 GGWP가 무엇이고 왜 이런 방법론 구상하게 됐는지 이유를 먼저 설명드렸습니다. 모험 스토리를 돌아보는 RPG 게임에 비유하며 좀 더 편안한 자리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우리(스쿼드 멤버 모두)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각자의 프로젝트 내에서 이루고자 하는 개인의 목표를 떠올려보고, 그 결과에 대해 각자 짧은 메모를 작성해보는 자리임을 설명드렸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분야의 시각에서 색다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열린 자리가 되었음 한다는 걸 강조드렸습니다.



3. 회고를 마치고

 회고 당일,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스프린트 미팅을 회고 미팅으로 변경하였고, 주어진 시간은 60분으로 정했습니다. 한 멤버당 5분씩, 총 8멤버의 리뷰를 공유하여 서로 아쉬웠던 부분과 좋았던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의견을 주고받고자 노력했습니다. 어색하게 각자의 리뷰를 경청하면서 서로에게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피드백하며 천천히 분위기가 녹아내렸고 다행이 회고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우려했던 걱정과 다르게 서로에게 미안했던 점을 함께 이야기해주셨던 프론트엔드 개발자분 덕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감사했습니다. 아래의 세 가지 항목에는 피드백을 주고 받은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각 개인의 목적은 달랐으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공통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Goods

자신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능동적으로 업무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멤버가 수행하기 어려울 때 서로가 의지할 수 있게 됩니다.

문서화에 대한 중요성을 모두 이해하고 있고, 이를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초기를 돌아보면, 문서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이용하여 개발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Weaknesses

프로젝트가 계속되며, 외부 이슈로 인해 업무 비중 중 문서화에 가중치를 많이 주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누락된 문서가 존재합니다.

회의 때 의견을 소극적으로 얘기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외부의 이슈의 연속이었다고는 하나, 가끔 업무 과정에서 해결이 아닌 감정을 실어 의사소통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Progresses   

프로젝트에서 어떤 목적으로 그 목표가 설정 됐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목표를 바탕으로 각자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함께 경험한 것처럼,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그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업무를 수행했으면 합니다.

자신이 가능한 업무는 능동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업무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돕거나 나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의 때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의견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제안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업무에 있어서 해결에 초점을 두어 감정을 실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합니다.



4. 마치며

 "색다른 경험을 원해"라는 목표가 또 다른 목표와 문제를 가져오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무수히 반복됐던 것 같습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방법론은 있었으나 2% 부족한 느낌이 들어 직접 워딩을 바꾸어 저만의 방법론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장기간의 프로젝트에서 쌓인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싶다는 욕심에 고민을 거듭하다, 자문을 받아 메커니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이번 회고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입력과 과정에 집중하였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자”,
“목적을 두고 업무에 몰입하자”
“능동적인 업무로 프로젝트 멤버와 시너지를 내보자”


 이번 회고는 제게 이직과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시간으로 거슬로 올라가, 여러가지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직과 겹쳐 많은 버킷리스트를 들고 왔었습니다. 그중 핵심적으로 “목적”“왜”라는 단어에 광적으로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왜 이 기능이 필요한가? 무엇을, 왜 해결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 검증하고 싶었던 목표에 적절한 목적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왜라는 물음을 주어 좀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돌아보는 회고 자리에서 매듭을 지어보았습니다.


5년 간의 커리어에서 가장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GGWP] 회고를 고민하고 주도해보았습니다[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