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曰
以善服人者 未有能服人者也
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
天下 不心服而王者 未之有也
맹자왈
이선복인자 미유능복인자야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
천하 불심복이왕자 미지유
맹자가 말했다.
선으로써 남을 복종시키려는 자는 남을 복종시킨 경우가 없고
선으로써 남을 기른 후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데 왕 노릇 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맹자(孟子)의 가르침이다.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가정을 가지런히 한 후에야 나를 다스리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와 같은 의미다. 내가 올바르지 않는데 가정이 올바를 수 없고 더 나아가 사회는 물론 국가가 올바를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반대로 내가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으로써 바로 선다면 가정 역시 올바르게 다스려질 것이고 더 나아가 내가 속한 직장과 사회, 국가 역시 올바른 가치관으로 바로 설 것이다. 결국 나 한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나 한 사람만 잘 해서는 안 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또 한 사람이 중요하고 그와 같은 무리가 중요하다. 어쨌든 나 한 사람이 기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드라마 '블랙의 신부' 등장인물 가운데 손필영 의원의 경우가 떠오른다. 가상의 캐릭터이지만 맹자의 가르침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의 교훈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드라마 내용에서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손필영 의원에게는 혼외 자식인 진유희가 있다. 아버지라고 부르며 찾아온 딸을 문전박대하며 '너 같은 딸을 둔 적 없다'고 외면한 덕분에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갈며 살아온 진유희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간다.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자신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은 살인일지라도 모두 제거하는 손필영 의원... 그러나 결국 파국에 이르러 천하를 목전에 두고 감옥으로 향하게 된다.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 '선으로써 남을 기른 후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천하 불심복이왕자 미지유(天下 不心服而王者 未之有也)' ,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데 왕 노릇 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는 그대로를 드라마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오늘날의 정계와 재계.. 그리고 우리의 사회 각계각층은 한 번쯤 맹자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부와 명예, 권력을 얻고자 달려가는 매일의 삶에서 과연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 한 번쯤은 제자리에 서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꼭 정계, 재계의 유력인사들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는 가정이라는 작은 '천하'에 대한 통치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바 내 자녀를 올바르게 선양(善養)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해 준다.
가정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선한 사람으로 양육되지 않고서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올바른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없다. 우리가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면에 부모의 자질과 가정교육을 떠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내 자녀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칠 줄 아는 멋지고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교육으로 선양(善養)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올바른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바로 '나' 자신부터 올바른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
선으로써 남을 기른 후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