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말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답안지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무엇이든 적어야 한다.
너는 텅 빈 답안지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답안지의 응시,
그것은 도전자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 백치같은 마법에 홀린 도전자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 버리지.
많은 도전자들은 텅 빈 답안지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답안지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도전자를 두려워한다.
답안지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나도 마주 노려봐주었다.
이런 마음이어야 한다.
김성호, <그럴듯한 표절일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