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네이버 많이 본 뉴스 PV 현황. 25위다. 회사 안팎 기자들과 얘기해보면 대체로 투자나 인적구성 대비 선전했다는 데 공감하는 듯. 동의한다.
점유율은 좀 당혹스럽다. 25위가 1%가 안 되다니. 가장 많이 보는 포털사이트 전체 뉴스 소비량의 20%를 한 회사가 가져가고 5개 언론사가 절반을 넘긴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보도 면면을 생각하면 더 그렇고.
네이버가 언론 소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란 걸 감안하면 두렵기도 하다. 회사가 소위 상위랭커들의 방향성을 따라가고, 심지어는 그보다 못한 방식으로 흉내내기 급급할까 걱정된다. 투자나 과감한 변화 없이 단기 성과나 좇다보면 피할 수 없는 수순일테고. 결국 자기만의 색깔은 옅어지겠지. 색깔이란 게 있다면 말이지만.
내가 언론을 좋아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 건 다행한 일이다. 만약 기자를 대단케 여겼다면 이 일을 관두기 어려울테니.
잡지를 보긴 하지만 방송이나 신문을 거의 소비하지 않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나도 모르는 새 후퇴하는 건 막을 수 있으므로.
존경하거나 멋이 있다 느끼는 기자를 얼마 알지 못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그런 이가 곁에 있었다면 꽁무니를 따르다 지쳐가겠지.
언제까지 기자를 할지 자주 생각한다. 가짜 기사, 선을 다하지 않은 취재를 하게 되면, 내 방식으로 더는 일할 수 없게 되면 그때는 그만둬야지. 세상 어느 김밥도 한 순간에 팍 쉬어터지는 일은 없으므로 주의할 일이다. 눈은 언제나 높이 두고 나부터 다잡아야 한다.
한국 언론의 격과 기자의 수준을 대단찮게 여기면서도 이 일을 계속 하는 건 이 일에 멋진 구석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년 하려던 게 일년이 됐고 이년이 됐다. 떠났다 돌아온 자리에서 나는 또 해를 넘겼다. 슬픔이 삶 가운데 깊이 스며들 수록 세상사 죄다 하찮게 여겨질 수록, 이 일이 나를 굳게 붙잡는다. 시시하지 않다고, 의미 있다고, 믿게끔 한다. 스스로를 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할 수 있는 게 조금은 남아있다고. 그에 비하면 하찮은 이들이 안겨주는 귀찮음도 큰 일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걸 하다가 더는 하지 못할 때 떠나면 된다.
점유율 1%도 못되는 언론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넘치게 많다. 실망은 이르고 노력은 부족하니 오늘도 일단은 살아볼 일이다.
2020. 11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