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고를

단상

by 김성호

1년 가까이 끊었던 기고를 다시 시작했다. 두달 동안 스무편 가까이 써보냈다. 회사에서 문제삼아준 덕이다.


문제될 게 없었다. 대부분 영화평과 서평이고 일과시간에 하는 것도 아니니까. 잘못된 일도 아닌데 굳이 막아서니 이쪽도 대항할 밖에. 부당한 걸 참으면서까지 지낼 건 없지 않은가. 보란 듯 끊어진 연재를 재개했다. 마음이 정리되니 도리어 편해졌다.


몇달이 지나 문제는 해결됐다. 계속 써도 된다는 확답을 받았고, 사라졌던 의욕도 되찾았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평론을 다시 쓰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했겠지.


처음엔 황당하고 짜증스러웠으나 돌아보니 잘 된 일이다. 내 짧은 식견으로 내다보기엔 삶이란 어렵고 복잡하다.


다시 글 제안을 받고 있다. 조건이 좋은 곳은 얼마 없지만 오랜만에 글쟁이로 사는 재미를 느낀다. 모두 회사 덕이다.


떳떳하게 살아야겠다. 기준을 밖이 아닌 내게 두고 거침없이 살아가겠다. 거침없이 살아도 불편하지 않은 곳이 내가 있을 곳이니.


날이 추워 겨울옷을 꺼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지나 겨울옷을 찾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그저 좋은 계절이 오래 이어지길 바랄 뿐.



2020. 11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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