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감시견이어야 한다고 배웠다. 사냥개도 애완견도 아닌 감시견 말이다. 감시견의 책무는 보고 짖어 깨우는 것이다. 일어나 도둑을 잡는 건 주인의 몫이고, 우리의 역할은 목청껏 짖어 집안을 깨우는 일에서 그친다.
둘러보면 사명을 잃은 개잡놈이 많다. 사냥개는 쏘다니며 무고한 자를 물어뜯고, 애완견은 비굴함을 감수하고 제 배를 까보인다.
감시견이 대단해봐야 얼마나 대단한가. 제 집 비운 사냥개가 위용을 뽐내고 드러누운 애완견이 풍요속에 있을 때, 고개 세운 감시견은 눈비나 맞는 것이다.
주인이 자리할 곳을 애완견이 차지하고 눕는다. 주인 손 떠난 사냥개는 돌아올 줄 모른다. 이쯤되면 배고픈 감시견도 사냥개가 되거나 애완견이 되거나 둘 중 하나되기 십상이다.
주인 없는 사냥개와 업을 잊은 애완견이 감시견을 비웃는 세상, 울타리 안에 도둑들이 들끓는다.
네 일 아니라고 웃지는 마라. 그런 때가 되면 너나 나나 한끼 탕꺼리밖에 안되는 것이니.
2021. 6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