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기사의 질이다. 한 순간 휘발되는 자극적 보도 사이에서도 취재와 기사의 무게를 가늠하는 독자가 있다. 적어도 언론이라면 조직의 누군가는 그 독자를 보고 가야 한다.
포털이 장악한 언론환경 속에서 읽히지 않을 줄 아는 기사를 쓴다는 건 자괴감과 싸우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입맛에 맞춘 기사만 써대는 건 언론인의 길이 아니다. 누군가는 듣기 싫은 이야기를, 재미 없는 이야기를,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충성할 이는 시민이며 독자다. 그 중에서도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 시민과 독자에게 충성하여야 한다. 그들에게 전할 뉴스라면 5초짜리 분노와 10초짜리 재미만 채우는 기사쪼가리여선 안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찾아볼 법한 기사를 시리즈로 내야 한다. 한 편으로는 담지 못할 문제의식을 집중해 전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이슈를 선도하는 기사를 내야만 한다.
비슷한 내용을 몇개나 쓰는 거냐고 잘 모르는 인간들이 싫은 소리를 하여도 신경쓰지 않는다. 기사 한 편 한 편 아래에 깃든 노력이 어떤 것인지를 나부터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내가 충성할 것은 그 가치를 알아주는 독자며 시민이므로.
2021. 6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