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힐스]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땅에는 심천이 있다

by 여행하는 골퍼

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땅에는 심천이 있다

― 216개 홀에 새겨진 인생의 파노라마, 심천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


프롤로그|왜 다시 심천인가


중국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

하지만 골프백을 메고 국경을 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의 변화와 성장을 여러 차례 현장에서 지켜본 골퍼라면 이 문장을 이렇게 바꿔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땅에는 심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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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심천 미션힐스를 찾은 것만 해도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이곳으로 향하는 길은 늘 묘한 설렘을 준다. 심천 공항에서 리조트로 바로 가거나, 홍콩 공항에서 국경을 넘을 때의 짧은 긴장감, 그리고 그 이후 마주하는 풍경은 매번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익숙함 속에서 늘 새로움이 피어난다.



국경을 넘자마자 펼쳐지는 초록빛 풍경.
12개 코스, 216홀.


숫자로만 보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실제로 이곳에 서 보면 이 규모가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된다. 심천 미션힐스는 골프장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골프 세계, 혹은 ‘골프 공화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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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최근에는 하이난 해구의 미션힐스를 먼저 떠올린다. 화산 지형 위에 세워진 화려한 리조트, 세련된 분위기. 분명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미션힐스의 시작점은 바로 이곳 심천이다. 이곳은 그룹의 태동지이자, 가장 오래된 시간과 정통성이 축적된 ‘본가’다. 하이난이 화려한 동생이라면, 심천은 척박한 땅 위에 묵묵히 돌을 쌓아 올린 맏형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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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골프 여행을 업으로 삼으며 수많은 나라와 코스를 다녔지만, 심천 미션힐스에 설 때마다 느끼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안정감, 그리고 세월이 만들어낸 품격은 여전히 특별하다.



거장들의 철학을 걷다

― 12개의 코스, 12개의 시선


심천과 동관에 걸쳐 펼쳐진 12개의 코스는 단순히 유명 선수의 이름을 붙인 쇼케이스가 아니다. 잭 니클라우스, 호세 마리아 올라자발, 그렉 노먼, 애니카 소렌스탐, 닉 팔도, 비제이 싱, 어니 엘스, 점보 오자키, 피트 다이 등 세계 골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장들이 각자의 철학으로 이 땅을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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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라운드를 하다 보면 ‘누가 설계했는지’를 떠올리기보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코스는 늘 골퍼에게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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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자발(Olazabal) & 그렉 노먼(Norman) 코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곳은 올라자발(Olazabal) 코스다. 이 코스의 상징은 단연 155개의 벙커다. 숫자로 들으면 과장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그 의미가 다르다. 벙커는 위협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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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5번 홀 파5는 늘 고민을 안긴다. 그린을 둘러싸듯 배치된 벙커를 앞에 두고 욕심을 부릴 것인가, 아니면 한 발 물러설 것인가. 많은 골퍼들이 자신의 비거리를 과신하다가 모래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 코스에서 나는 매번 같은 교훈을 얻는다. 욕심은 스코어보다 먼저 나를 시험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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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그렉 노먼(Norman) 코스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아시아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몇 홀만 돌아도 알 수 있다. 좁은 페어웨이, 날카로운 경사, 그리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구성. ‘백상어’라는 별명처럼, 이 코스는 조용하지만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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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느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복하려 들지 말 것. 흐름을 읽고 순응할 것.





해가 진 뒤에 시작되는 이야기

― 애니카 코스의 밤


심천 미션힐스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야간 라운드다. 특히 애니카 소렌스탐이 설계한 애니카(Annika) 코스에서의 밤은 낮과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오후 두 시쯤 티오프해 전반을 마치면, 석양이 페어웨이를 천천히 물들인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초록빛 페어웨이는 어둠 속에 떠 있는 길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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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어둠을 가르며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다. 주변은 고요해지고, 들리는 소리는 스윙 소리와 바람뿐이다. 이때 비로소 골프가 왜 ‘자기 자신과의 대화’인지 실감하게 된다. 스코어도, 경쟁도 잠시 사라지고 오직 나와 공, 그리고 코스만 남는다.



국경을 넘어 만난 사람들


이번 여정이 더욱 인상 깊었던 이유는 코스 밖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이다. 특히 심천 미션힐스의 총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는 조선족 동포 GM과의 만남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거대한 중국 골프 산업 한가운데에서 세계 최대 골프 리조트를 이끌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넘나들며 나눈 대화 속에는 비즈니스 이상의 인간적인 온기가 있었다. 함께 라운드를 하고, 저녁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이 여행을 한층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국 골퍼들은 열정도 대단하지만, 매너가 참 좋다”는 그의 말은 괜히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골드 카드와 프리미엄 서비스도 훌륭했지만, 결국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사람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진심 어린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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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도시, 느린 골프


심천은 중국 현대화의 상징이다. 한때 작은 어촌이었던 도시는 이제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다. 리조트 인근에 위치한 미션힐스 센터빌 쇼핑몰만 봐도 대륙의 스케일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골프장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에너지는 조용히 가라앉는다. 페어웨이 위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창립자 주수호 박사의 동상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216개의 홀을 만들겠다는 발상,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만든 집념이 오늘의 미션힐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동관 리조트의 현대적인 감각, 심천 리조트의 클래식한 분위기는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다. 라운드 후 즐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파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풀어준다. 홍콩과 중국의 상류층 회원들이 왜 주말마다 이곳으로 모여드는지, 그 이유를 직접 체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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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그래서 우리는 다시 이곳으로 온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여러번 반복해서 이곳을 다시 찾는가. 그 이유는 분명하다. 심천 미션힐스가 우리에게 주는 강한 인상과 메시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곳의 216개 홀은 늘 질문을 던진다.

위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실패했을 때 다시 시도할 용기가 있는가.
그리고 함께 걷는 사람들과 어떤 시간을 나눌 것인가.


심천 미션힐스는 인간이 자연에 바친 가장 거대한 헌사이자, 골퍼에게는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장소다. 화려함보다 깊이가 있는 곳, 속도보다 밀도가 있는 곳. 그래서 나는 언젠가 다시 이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아직 걷지 못한 홀들이, 또 다른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Travel Tip|여행자를 위한 실전 정보

미션힐스 센터빌: 리조트 셔틀로 이동 가능한 대형 몰. 광동식 로스트 덕은 꼭 맛볼 것.

타오 위안(Tao Yuan): 클럽하우스 내 중식당. 딤섬과 샤오롱바오는 라운드 후 최고의 보상이다.

숙소 선택: 현대적이고 호수 뷰를 원하면 동관, 클래식한 분위기를 원하면 심천 리조트 추천.

골드 카드: 전 일정 식사 포함으로 비용과 동선 모두 절약된다.

올라자발 코스: 욕심을 버리는 순간 스코어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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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 미션힐스 세로.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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