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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룸은귀여워 Oct 29. 2019

프러포즈를 완벽하게 해 줄
바로 그 청혼곡!

아름다운 가사가 인상적인 팝송 5곡

모든 커플들에게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물어본다면 '프러포즈'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상대방 모르게 크던, 작던 들키지 않게 준비하며 "Yes!"라는 답을 기다리는 가슴 조마조마한 이벤트 말이다. 우리나라는 챙겨야 할 것이 워낙 많다 보니 대부분 결혼 날짜를 잡고 식준비를 하다 이벤트 형식으로 하는 데 외국은 어떨까.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무릎을 꿇고 반지를 주며 '나와 결혼해줄래'라고 말하는 첫 순간이다 보니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 노을을 보다가, 공원을 걷다가, 카페에서 얘기를 하다가 아주 평범한 순간에 던져오는 말 덕분에 더 드라마틱하고 엄청난 감정이 몰아쳐 올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일생일대의 찰나에 어울릴 곡은 뭐가 있을까?

여러분의 중요한 순간에 어울릴 다양한 사연과 멜로디를 담은 프러포즈용 팝송 5곡을 뽑아봤다.                         



1. Bon Jovi - All About Lovin' You

                             

I've lived, I've loved, I've lost, I've paid some dues
Baby, we've been to hell and back again
Through it all you're always my best friend

살아오며, 사랑하며, 길을 잃어보며 벌도 받아봤어.
베이비, 우린 천국과 지옥을 오갔지
넌 그 모든 시간 동안 언제나 내 베스트 프렌드였어.

우리나라에서는 "It's My Life"로 유명한 밴드 '본 조비(Bon Jovi).' 빌보드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론트맨'에 이름을 올린 '존 본 조비(Jon Bon Jovi)'의 출중한 외모도 감상할 수 있는 이 곡은 상대방의 실수를 언급하며 용서하는 가장 현실적인 곡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에서 남자 주인공이 바람을 피우다 들키는 장면이 나오는 데, 그럼에도 여주인공은 "Will you marry me?"라는 질문에 "Yes"로 답한다. 바람 자체를 변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 인생 안에도 엄청난 드라마가 있는 데 두 사람의 이야기라면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을지 짐작조차 힘들다. 간혹 '사람은 바꿔쓸 수 없다' '한 번 바람피운 사람은 또 핀다'라는 말이 있는 데, 예외라고 왜 없을까?


용서해 준 사람이야말로 가장 배포가 큰 사람이지만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사람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깨닫고 더 나아지려 부단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Train - Marry Me

                               

Forever can never be long enough for me
To feel like I've had long enough with you
Forget the world now we won't let them see
But there's one thing left to do

너와 충분히 긴 시간을 함께했다 하기엔
'영원히'라는 말로도 부족해
세상은 다 잊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자
하지만 아직 하나 남은 게 있어

'영원'이라는 시간마저 부족하다는 다소 닭살 돋는 멘트와 아직 하나 남은 게 있다는 결정적 한 마디.

곡의 가장 첫 부분인 위 가사야말로 '그 질문'을 시작하기에 가장 완벽한 서두가 아닌가 싶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바로 이 곡 "Marry Me"때문이다. 프러포즈나 결혼에는 일말 관심도 없던 내가 이 곡을 듣고 프러포즈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됐다. 뮤직비디오처럼 카페는 아니더라도 상대방이 이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에 "Will you marry me?"라는 질문을 던지리라 상상했다. 트레인의 리드보컬이자 프론트맨 '패트릭 모나한(Patrick Monahan)'의 하이 테너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로만 이뤄진 잔잔하며 심플한 프러포즈 곡이다. 덕분에 구애자의 절실함과 가사 내용이 온전히 전달되는 듯하다.



3. James Arthur - Say You Won't Let Go

아직 한국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듯한 아티스트, '제임스 아서(James Arthur).' 영국 엑스펙터 시즌 9의 우승자 출신으로 내지르는 부분에서 폭발하는 감정처리가 정말 예술인 아티스트다. 덕분에 나에게는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 좋은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궁금한 분들은 "Sermon" 라이브를 추천한다. 랩은 본디 'Stormzy' 파트이니 별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You made me feel as though I was enough
난 한없이 부족한데 넌 내가 충분하다고 믿게 해줬지                        


제목부터 너무나 축가스러운 이 곡 "Say You Won't Let Go"는 [내 ID는 강남미인] 예고편에 쓰이기도 했다. 달달한 멜로디에 다소 현실적이고 귀여운 가사 역시 귀에 박힌다. 그중 내게 가장 로맨틱한 가사는 바로 이 부분이다. 노래에서는 '네게 부족한 사람'이지만, 사회 속에 살아가며 직장인으로서, 학생으로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할 때 '나는 왜 이리 부족할까' 자책할 때가 있다. 심지어 내 연인에게 스트레스를 토로하면서도 내 짐을 전가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까지 한데, 나의 못난 실수를 듣고도 묵묵히 위로를 해주거나, 실없는 농담을 던지며 우울감에서 벗어나게 해줄 때, 살아갈 원동력마저 되찾곤 한다.



4. Adam Sandler - Grow Old With You (From 'The Wedding Singer')

'리모컨 선점권'을 넘기겠다는 가사가 있어 시대감까지 느끼게 해주는 너무나 귀여운 사랑 고백송이다. 영화 [웨딩싱어(The Wedding Singer)]에 나온 이 곡은 [클릭], [첫 키스만 50번째]로 유명한 '아담 샌들러(Adam Sandler)'가 부른 노래다. 영화 내용은 다소 뻔하지만 말도 안 되는 결혼 공약을 거는 노래들보다 현실적인 약속을 하는 이 노래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Let me do the dishes in our kitchen sink
Put you to bed when you've had too much to drink
I could be the man who grow old with you

우리 부엌 싱크대의 설거지도 내가 할게
술을 너무 많이 마셨을 때도 내가 침대에 눕혀줄게
너와 함께 늙어갈 네 사람이 될게


장거리 연애를 3년 넘게 한 적이 있는 데, 내 연인이 이 노래를 불러준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소박한 약속일 수 있지만 비행기로 6~7시간을 건너가야 만날 수 있다 보니 나는 가사 한 구절 한 구절 현실로 이뤄지길 무척 바랐었다.


이 약속들을 평생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I could be the man who grow old with you'라며 노래를 끝냈을 때 내 평생 처음으로 나이 먹은 모습이 기대됐다.



5. Bruno Mars - Just The Way You Are

'브루노 마스(Bruno Mars)'라는 이름과 주제 때문에 쾌활한 분위기의 청혼곡 "Marry you"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대신 대중음악계에 아티스트로서 존재감을 나타내던 시기 발표한 (피처링이 아닌) 첫 솔로 싱글 "Just the Way You Are"를 소개하려 한다. 그의 첫 스튜디오 앨범 [Doo-Wops & Hooligans]에 추후 수록되기도 한 이 곡은 단박에 빌보드 차트는 물론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오늘의 브루노 마스로 거듭나도록 화려한 스타트를 끊어주었다.


When you smile, the whole world stops and stares for a while
Cause girl you're amazing just the way you are

네가 미소 지을 때면 온 세상이 멈추고 바라보지
넌 너무나 멋지니까 네 모습 있는 그대로 말이야

                           

다시 곡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목 그대로 브루노 마스는 자신의 연인에게 '네 모습 그대로! 너의 있는 그대로, 본연의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훌륭하다' 연신 응원한다. 콩깍지가 영원히 벗겨지지 않는다면 가능할 이 시나리오. 변함없이 '너는 항상 아름다워, 멋져, 네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고 진심으로 얘기하며 내 연인의 영원한 '자존감 지킴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준비하며 가사들을 열심히 들어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며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궁금하다 고백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때는 얼굴에 주름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이 먹는 것과 '성숙해진다'라는 것의 상관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도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가까운 미래, 먼 미래가 기대된다. 그렇게 바뀌게 된 계기야말로 누군가를 만난 덕분일 것이다. 나 혼자의 세상에 살다 나와 비슷한 타인을 만나 서로의 감정을 고백하고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0%의 확신으로 이 사람을 선택하며 '이 친구라면 같이 헤쳐나갈 수 있다'라는 마음을 먹었을 때. 그 순간만큼은 미래가 두렵지 않아졌다.


아직 나도 이런 노래를 불러준 적은 없지만 당신에게 이런 안정감을 들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상대방 역시 당신에게 이런 노래를 들을 자격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 좋겠다.


나도 여러분도 좀 더 연습해서 나의 그녀에게, 나의 그에게 '그 질문'과 함께 불러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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