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명곡 TOP3!
세상에는 70억 명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감정 대처 노하우가 있다. 그 수많은 방법 중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당신은 슬플 때 그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나는 나만의 방법을 ‘이열치열’이라 부르고 싶다. 나는 한없이 우울해질 때면 그 상황에 깊게 빠질 수 있도록 주변을 더욱 침울하게 만들고는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털어버리고 금세 일어설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때를 대비해 나만의 슬픔 세트가 있는 데, 그중 플레이리스트의 몇 곡을 소개하련다. 우울한 멜로디, 우울한 가사들로만 채워져 있지만, 만약 나의 방법을 써보고 싶다면 이 노래들을 듣고 당신의 마음이 회복됐으면 좋겠다.
1. [Live] Tracy Chapman - Fast Car(1988)
무려 1988년에 발표되었던 전설적인 곡 “Fast Car.” ‘트레이시 채프먼(Tracy Chapman)’의 버전을 모르더라도 후배 아티스트들이 워낙 커버를 많이 해 익숙한 멜로디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곡이 수록된 데뷔 앨범 [Tracy Chapman]이 사회적, 정치적 성향을 띄어 금지곡으로 선정되는 수모를 겪었으나 그 해 그녀에게 그래미 상을 3개나 안겨주기도 했다.
You got a fast car
I got a plan to get us outta here
I been working at the convenience store
Managed to save just a little bit of money
Won't have to drive too far
Just 'cross the border and into the city
You and I can both get jobs
And finally see what it means to be living
넌 빠른 차가 있잖아
난 우리를 여기서 구해낼 방법이 있어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돈을 조금 모았어
너무 멀리 떠날 필요도 없어
경계선만 넘어 도시로 떠나자
우리 둘 다 일을 찾으면 돼
그럼 진정한 삶을 찾게 될 거야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적 문제를 다룬 이 곡은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 ‘대를 잇는 가난’이 주제다. 근래에도 큰 문제로 대두되다 보니 왜 이런 곡을 썼는지, 과연 당시 청자에게 위로가 되기나 했을 런지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곡 초반, 주인공은 이 환경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알코올 중독 아버지를 떠난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삶을 살게 된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가사를 이해하지 못해 그저 멜로디가 슬픈 곡인 줄 알았으나, 머리가 좀 크고 가사와 함께 들으니 그 자리에서 눈물이 투둑 투둑 떨어졌다. 특히나 남자 아티스트인가 싶을 정도로 허스키하고 독특한 트레이시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부르니 이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만 같아 더욱 마음이 아파진다.
2. [MV] Ed Sheeran - Small Bump(2011)
드디어 어린 팬들에게도 유명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이름이 나왔다. 팝시장이 작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름만 보고 노래를 듣게 만드는 그, ‘에드 시런(Ed Sheeran)’의 노래 “Small Bump”다. 이 곡은 그의 첫 번째 정규앨범 [+]에 수록된 곡으로, 데뷔 앨범답게 그가 추구하던 그만의 오리지널 스타일이 잘 담겨있다. 에드가 팝가수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지금과 비교했을 때, 초기 앨범은 보다 침잠하고 잔잔한 곡들을 찾아볼 수 있다.
I'll whisper quietly
I'll give you nothing but truth
If you're not inside me
I'll put my future in you
You are my one and only
And you can wrap your fingers 'round my
Thumb and hold me tight
조용히 속삭여줄게
오직 진실만 들려줄게
네가 태어나면 내 미래를 네게 줄게
넌 나의 단 하나뿐인 존재니까
네 손가락으로 내 엄지를 쥐어주겠지
그리고 나를 꼭 안아주겠지
“Small Bump”는 메인 싱글은 아니었지만 뮤직비디오가 공개되고 인기를 끌게 됐다. 가사를 듣고 제목을 보면 ‘작은 심장소리’로 번역되는 데, 위에 적힌 것처럼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의 부푼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곡은 에드 시런 친구 부부의 실화로, 곡이 끝나면 어느새 먹먹한 기분에 잠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당시 갓 20살을 넘긴 어린 아티스트가 어떻게 이런 복잡한 심경을 노래했는지 감탄하고 싶다면 꼭 가사와 함께 곡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3. [Live] Harry Styles - Sign of the Times(2017)
마지막 곡은 2010년 화려하게 데뷔해 내리막 길이라곤 걸어본 적도 없던 전세계 원탑 보이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데뷔 싱글을 가져왔다. 2015년 ‘제인 말리크(Zayn Malik)’ 탈퇴 후 다른 멤버들도 솔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7년 해리 역시 이 곡 “Sign of the Times”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첫 발을 내디뎠다. 원디렉션 멤버들은 솔로로 데뷔하며 각자 추구하던 스타일을 보여줬는 데, 해리는 클래식 록앤롤을 선보이며 묵혀뒀던 그의 열정을 발산했다.
Just stop your crying, have the time of your life
Breaking through the atmosphere
And things are pretty good from here
Remember everything will be alright
We can meet again somewhere
Somewhere far away from here
그만 눈물을 거두고 네 삶을 즐기렴
슬픔과 적적함은 이제 그만 잊고
여기 위에선 모든 게 좋아 보여
모든 일들은 다 잘 풀릴 거란다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이곳이 아닌 다른 먼 곳에서
자장가인가 할 정도로 차분하게 진행되는 멜로디에 절절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이 곡은 어딘지 모르게 초연한 자세가 눈에 띈다. 해리만의 독특한 음색으로 부르는 한마디 한마디는 ‘아이를 출산하고 곧 죽음을 앞둔 산모의 심정’이라고 한다. 자신의 아이와 약 5분 남짓한 시간만 남겨둔 엄마의 독백인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해리 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쓴 헌정곡이라 추측하기도 하는 데,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해석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겠다.
당신의 슬픈 마음을 더 슬픈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다니 흥미롭지 않은가? 아이러니하지만 말이 되는 역설 아닌가? 그럼에도 당신을 위로할 수만 있다면 그 곡은 존재 자체로 기능을 다 한 것이다. 나는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얻고, 기분 좋게 인터넷 창을 끌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내가 소개한 이 곡들이 내게는 이른바 ‘눈물 버튼’과 같지만, 나처럼 슬픔을 한 번에 털어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곡이 언젠가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기쁜 곡도 슬픈 곡도 당신에게 더 밝은 날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