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기댈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나
가끔 생각해 본다. 개발도상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값비싼 명품과 해외여행 그리고 풍족하다 못해 과한 낭비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개발도상국 안에서의 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곳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가 맞나?'
결론은 빈익빈 부익부. 못 사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잘 사는 사람이 적고 못사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게 개발도상국이다.
그래서 빈부격차가 너무나 크고, 중산층이 없는 국가가 개발도상국이다.
라오스 역시도 그렇다. 다만 부자인 사람이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더 적겠지만, 부자들은 태국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쇼핑을 가고, 외제차와 좋은 집, 좋은 음식을 먹으며 지낸다.
그에 반해 가난한 서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빠듯한 곳이 라오스다.
어떻게, 부자들은 부자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기껏해야 20-3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부자들이 나타났을 것을 예상해 보면 말이다.
더 큰 문제는 라오스 서민들이 코로나19 상황과 경제위기에도 어딘가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과 생활, 그리고 죽음에 있어서 많은 사건들이 오고 가지만, 이런 사건들이 올 때 '경제적'인 문제로 주저앉는 라오스 사람들의 모습을 너무도 쉽게 본다.
사실 주저앉는다기보다, 포기한다는 말이 맞겠다. 대안이 없으니 시도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나 싶다.
라오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SNS를 보게 되면 자주 보이는 도움을 요청하는 글들이 있다.
교통사고로 입원했지만 병원비가 없어 공개적으로 다친 사진을 올리고 병원비를 송금해 달라는 도움, 알 수 없는 병으로 입원했지만 병원비가 부족하다는 글들, 그리고 심지어는 가족이 사망했지만 장례식 비용이 없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들.
기쁜 일들 보다는 좋지 않고 안타까운 사연들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들이 많다. 당연히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일지 모른다.
처음엔 이런 글들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런 도움을 요청하는 글들에 댓글이 달리고, 실제로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돈을 송금하는 등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여기 라오스에서, 라오스 국민들이 마지막 벼랑 끝에 몰렸을 땐, 어디에 기댈 수 있을까?"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택하는 구구절절한 사연과 절박한 도움의 요청이 바로 이 SNS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렇게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따뜻하면서도, 한편으론 기댈 곳 없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의지할 곳도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