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엄마의 가불 인생, 그 시작은 교재값이었다.- 상편
세상에는, 말로 설명이 안 되는 인간관계가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장녀는,
장녀 대접 한 번 못 받아봤다.
말이 장녀지 파출부나 다름없었다.
그 시절 장녀는 말이지.
대들보로 살아가고, 희생은 기본 옵션처럼 붙어 다녔다.
말 안 해도 알아서 참고, 또 참아야 하는 존재.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고, 옳다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이리 굴러 저리 굴러 둥글게 살다 보니
시간은 별똥별처럼 빠르게 흘러 고등학생이 되었다.
공부고 뭐고 사치였던 시절,
그녀는 방직공장 야학을 다녀야만 했다.
아침에는 더운 현장에 들어가 땀을 쏟으며 일을 하고,
밤에는 꾸벅꾸벅 졸며 미래를 꿈꿔왔다.
'이 고됨도 거름이 되어 나중엔, 멋진 나무가 되겠지.'
믿고, 또 믿으며 견뎌왔다.
여름날이면 더운 곳이 더 더워져,
일터가 곧 지옥 같았다.
푹푹 찌는 습기,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 열기.
몸에서는 쉰내가 풀풀 나고, 열기로 인한 실 비린내는 현장을 가득 메워 살에 실 비린내가 베어 가는 듯했다.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건 날 죽이려는 거 아냐?'
매일같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온몸은 짓무르고 부르트기를 반복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였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지칠 대로 지친 어느 날.
같은 방을 쓰던 친구가 말했다.
"야 나랑 서울 갈래? 거기는 돈도 더 많이 준대"
솔깃했다.
그리고, 끄덕였다.
그렇게 그녀는, 서울행을 택했다.
사람이 사람을 딛고, 또 참으며 살아야 했던 시절.
그 시작엔 엄마도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