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연재] 킥오프(Kick-Off)(8)

by 최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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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갑자기 아들이 다정한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다.

“응, 안돼”

“엄마, 뭐가 안 된다는 거예요. 내가 무슨 말 할지 알고, 들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세요.”

“응, 너가 지금 말하려는 거, 그거 안 돼.”

“엄마, 그러지 말고, 이것만 알려 줘요. 아빠 축구 왜 그만두셨어요?”

“아빠? 예전에 축구 하다가 다치셨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은퇴할 정도로 크게 다치신 거에요?”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아빠가 우리 축구클럽에서 뛰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승훈아, 엄마가 부탁할게. 아빠한테 축구 하자는 말은 제발 하지마. 부탁이야.”

“엄마, 하지만...”

“승훈아, 아빠가 왜 축구교실을 못 떠나시는 줄 아니? 아직 미련이 남아서야. 미련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 추억이지만, 그 거리가 무너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아픔이 된단다. 아빠는 무릎이 아파서 축구를 안 하시는 게 아냐. 마음이 아플까 봐 안 하시는 거지, 너가 아빠를 아프지 않게 해 줬음 좋겠어.”

엄마의 표정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 더 이상 말을 꺼낼 수 없을 만큼.

도대체 아빠는 얼마나 다치셨길래 축구를 그만두신 걸까?

사실 아빠가 축구선수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대단한 축구선수였는지는 몰랐다. 포털사이트에 아빠 이름을 검색하면 ‘전(前) 축구선수’ 정도로만 나온다. 경력은 인천시티FC에서 3년간 40경기 남짓 뛰신 것 같고, 그러다 2009년에 은퇴를 하셨다. 아빠 나이 23살, 한참 뛸 나이일텐데 은퇴를 하셨다.

신문기사를 한참을 검색해 보았더니 우리 아빠가 ‘고졸 신인 최초 계약금 1억 원’을 받은 선수라는 기사가 나왔지만 왜 은퇴했는지에 대한 기사는 없어 궁금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물어본 것인데 세상 제일 슬픈 엄마의 표정을 보았다.


내가 뛰고 있는 축구클럽 서창FC는 K7리그, 대한민국축구협회 산하 아마추어 리그 중에서 최하위에 위치한 리그에 속해 있는 팀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시즌에 K6리그로의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그가 두 달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우리는 꽤 좋은 성적으로 K6리그로의 승격이 매우 유력한 팀이다.

그런데 우리 팀의 에이스인 정상수 선수와 그 동생 정길수 선수가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돼 다른 팀으로 옮기겠다고 해서 큰 공백이 생겼다.

상수 형은 대학생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한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현재는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으로 우리 클럽의 최전방 공격수이면서 이번 리그에서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생인 길수 형은 현재 대학생이면서 우리 팀의 골키퍼를 맡고 있다. 이 두 선수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선수인데 갑자기 팀을 옮기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선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내가 알게 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아빠가 꼭 필요하다. 우리 아빠가 우리 클럽에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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