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번 주 일요일에 저희 클럽 경기가 있는데요. 와 주시면 안 될까요?”
“왜?”
“사실, 저희 클럽에서 아빠를 정말로 만나고 싶어 하는 형이 있어요.”
“나를?”
“네”
“나를 왜?”
“아빠 팬이래요.”
“뭐? 하하하, 장난해? 아빠가 팬이 어딨어? 아빠가 연예인이야?”
“정말이에요. 와 보시면 알아요.”
“야 이 녀석아. 너야말로 주말마다 축구만 하지 말고 공부 좀 하는 게 어때?”
“공부한다고요.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와 주세요.”
“아빠, 주말에 바쁘다. 동섭이 아저씨랑 등산가야해”
“그러면 사인 하나만 해주시면 안 돼요?”
“사인? 왠 사인? 너 정말 무슨 일이야? 솔직하게 말해봐.”
아빠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진다.
“솔직하게 말하면 와 주실 거에요?”
“일단 말해 봐.”
“사실 아빠 유니폼을 입고 운동 나갔었는데, 우리 팀에 상수 형이라는 선수가 아빠 팬이래요. 그래서 아빠를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
“아빠, 상수형이 우리 팀에서 꼭 필요한데, 그 형이 팀을 나간다고 했거든요. 근데 우리가 승격을 하려면 그 형이 필요한데, 아빠가 와 주면 그 형이,,,”
아빠 표정이 더욱 굳어진다. 늘 나에게 밝은 미소만 보여주던 아빠였는데, 이런 표정은 처음이었다. 엄마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내가 큰 실수를 저지른 걸까?
“승훈아. 그 상수 형이라는 분이 찾는 사람이 아빠가 아닌 것 같아.”
아빠는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슬퍼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내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봤는데”
“승훈아. 아빠는 잠시 축구를 했던 사람일 뿐이고, 그런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어. 그러니 그 형한테 가서 찾던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해. 알았지?”
“아니, 아빠.”
“그만하고, 너도 이제 축구 그만하고 공부해야 하지 않겠니? 너 고등학생이야. 대학은 가야지?”
“아빠! 그게, 아니라...”
아빠는 그 자리에서 그냥 일어나 나가버리셨다. 항상 내가 하는 말에 웃으면서 들어주시던 아빠가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나가버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