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재] 킥오프(Kick-Off) (11)

by 최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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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즌을 앞두고 시즌 전략을 구상하던 인천시티FC 조은상 감독이 감독실로 김성호 코치를 불렀다.

“김 코치, 그렇게 민혁이 영입해야 한다고 노래를 하더니, 민혁이 온다니까 좋아? 민혁이 어떤 것 같아?”

“민혁이야 개인기 좋고, 스피드 괜찮고, 잘만 키우면 주전 공격수로 손색이 없죠. 근데 피지컬이 조금 약해요. 고등학교에서는 통했을지 모르겠지만, 프로에서는 고전할 거 같아요.”

“그치?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일단 피지컬을 좀 키워 보자고. 지금 73킬로그램이니깐, 80키로까지 빌드업 좀 하자고, 피지컬 코치한테 훈련 계획 좀 짜라고 하고.”

“네, 그런데 감독님.”

“응?”

“민혁이 바로 1군에 투입하실 거예요?”

“또 그 소리야? 뭐 2군에 보내서 훈련 좀 시켜서 1군에 올리자고?”

“네, 아직 어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 개인기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해요. 저러면 오래 못가요. 우선 개인기도 화려한 동작보다는 몸에 무리가 덜 가게 간결하게 좀 바꾸고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팀훈련을 좀 더 하고, 무엇보다 포지션을 바꿨으면 해서요.”

“김 코치. 민혁이 고졸 신인 최초로 계약금 1억을 주고 데려온 놈이야. 그런 놈을 2군에서 뛰게 하자고? 단장님이 허락하실 것 같아?”

“하지만 프렌차이즈 스타가 되려면 오래 뛰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제가 분석한 결과 민혁이는 개인기가 좋고 득점력도 괜찮아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쉐도우 스트라이커 포지션이 더 어울려요. 그러려면 시야를 더 넓히고 공간 활용 능력과 중거리 슈팅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2군으로 보내서,,,”

“김성호 코치님. 김 코치가 2군에 애정이 많은 거 알아. 그래서 새 시즌은 2군 수석 코치로 가게 될 거야.”

“네? 2군으로요?”

“단장님이 얘기 안 하셨어? 난 단장님한테 얘기 들어서 지금 민혁이 2군으로 데려간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

“그리고 민혁이는 스트라이커 역할이어야 해. 올 시즌 15골 이상 넣어야 해. 그래야 계약금, 연봉 뽕을 뽑을 수 있어. 그러려면 최전방 공격수여야 해. 알아들어? 2군으로 가니깐 민혁이 데려가고 싶겠지만, 민혁이가 2군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팬들, 그리고 기자들 가만히 있겠어?”

“감독님. 제가 2군으로 가는 건 뭐, 그렇다치고요. 민혁이가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면 루카스와 이기철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요. 우리 투톱은 작년에 이미 검증된 거라 올해도 두 선수로 가는 것이 베스트잖아요. 그럼 민혁이는 자연스럽게 쉐도우 포지션에 놓고 삼각편대면 더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민혁이 풀타임은 어려우니깐 루카스와 기철이 셋이서 로테이션하면 돼.”

“감독님도 잘 아시잖아요. 로테이션이 체력 부담을 줄이긴 하지만 서로 손발을 맞추는 것이 더 어렵고, 그리고 경기력을 떨어트린다는 거 아시잖아요. 투톱은 눈빛만 봐도 움직임을 서로 읽어야 하는데, 민혁이가 그 사이에,,”

조은상 감독의 표정이 굳어졌다.

“김 코치, 그만하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 같은데? 지금 선 넘고 있는 것 같아.”

김성호 코치도 순간 움찔했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싶어 말을 계속 이어갔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하지만 민혁이는 우리 팀에서 오랫동안 뛰어야 하는 선수잖아요.”

결국 조은상 감독의 언성이 높아졌다.

“지금 내가 민혁이를 오랫동안 못 뛰게 만들고 있다는 거야 뭐야?”

“그런 말이 아니라.”

“김 코치. 민혁이 활용법은 내 머릿 속에 있으니깐 김 코치는 2군 감독님 잘 보필해서 좋은 선수 잘 키워서 올려 보내주라고. 그리고 2군 가는데 데려갈 선수가 필요하면 동섭이 데려 가. 가서 잘 키워봐.”

“감독님. 제 말은…”

“그만 나가고, 조 코치한테 민혁이 피지컬 훈련 계획 세워서 좀 들어오라고 해.”

“네.”

“참, 환송회 해야 하니깐, 내일 저녁 코치들에게 시간 비우라고 말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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