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아, 뭐하냐? 들어가도 되냐?”
“아, 네 정 코치님. 들어오세요.”
“영어 공부하는 줄 알았더니. 요즘은 영어 공부 안하냐?”
“네, 틈틈이 하긴 하는데, 눈에 잘 안 들어와서요.”
“그래? 그래도 EPL가려면 영어 공부해야지.”
“제가 EPL 갈 수 있을까요?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데.”
“무슨 소리야. 지금은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 그런거지. 너 실력이야 누가 의심해?”
“네. 감사합니다. 더 잘 하겠습니다.”
“근데 어제 경기는 어땠어? 한 일년 만에 뛰는 경기인데 낯설었지?”
“네, 꼭 데뷔전 같더라구요.”
“야, 너 데뷔전에 어땠는지 기억나? 너 수원FC 씹어 먹었잖아. ‘감독님 15분만 더 뛰게 해 주십시오. 골을 넣고 오겠습니다.’ 뭐 이렇게 건방진 놈이 있지 싶었는데, 와 15분만에 두 골을 넣고 나오더라고. 기억나냐?”
“네.”
“너, 그런 선수였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었고, 누구나 개인기로 제낄 수 있었고, 엄청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였다고. 1년 만에 까먹은 거야?”
“아니오. 그런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말해봐. 어제 경기는 어땠어?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았어. 스피드도 예전 같지가 않았고, 달려 오는 선수를 보고 스피드를 줄이고, 코너킥 상황에서 몸싸움도 피하는 것 같고. 왜 그래?”
“잘 모르겠어요. 괜히 스프린트를 하면 왼쪽 무릎이 아픈 것 같고, 달려오는 상대 수비수를 보면 자꾸 겁이,,,,겁이 나요.”
“왼쪽 무릎이 아파? 아직도 통증이 있어?”
“아니오. 아픈지 안 아픈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픈 것 같아서 보면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 하긴 너가 당한 부상이 작은 부상이 아니었지.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이겨내야지. 야 임마, 너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네, 코치님 감사합니다.”
“일단 한번 몇 경기 더 뛰어보고 다시 검진 받아보자. 트레이너 말로는 너 무릎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러니깐 무릎 신경쓰지 말고 다시 뛰어봐.”
“네 코치님, 준비 잘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쪽지 하나를 나에게 내밀었다.
“아 참, 그리고 너가 예전에 물었던 ‘킥 오프’라는 말있잖아. 내가 아는 분께 여쭤봤거든, 그랬더니 이렇게 적어주시더라. 읽어 봐.”
쪽지에는
‘off’는 끝나다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이 제거되다.’, ‘쉬다’는 의미도 있고, ‘시작하다’는 의미도 있는 단어임.
‘킥 오프(Kick off)’는 시작하다의 의미인 off가 사용되었으므로, 킥 오프는 경기가 끝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임.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리고는 그 밑에 정코치님이 쓰신 것인지 off의 의미를 적은 분이 적은 것인지 모를 메모도 쓰여 있었다.
『최민혁의 off는 ‘끝나다’의 off가 아니라 ‘쉬다’의 off에서 이제는 ‘시작하다’의 off일 것이다. 최민혁의 Kick off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