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힙합 디스전,
왜 이렇게 짜치나요?

식케이, 빅나티, 그리고 스윙스

by 고멘트
빅나티 - 'Industry Knows'

현재 한국 힙합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가장 핫한 이슈는 스윙스와 빅나티 & 식케이의 디스전일 것이다. 힙합 팬들에게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 혹은 힙합 OG와 애송이의 싸움으로 인식된 이 디스전이 이 글을 쓰는 4월 16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양상에 들어가게 되었다. 스윙스 사단의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이하 김감전)이 빅나티를 디스하고 빅나티가 스윙스를 디스하는 ‘Industry Knows’를 업로드했다. 그런데, 이 빅나티의 디스 곡의 수위가 상당히 높았고, 그로 인해 스윙스가 인스타 라이브 방송까지 켜며 상황이 이어졌다. 대체 힙합씬에서의 디스전이란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 걸까? 그리고 한국 힙합씬에서의 디스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오늘 한번 다뤄보려 한다.


1.디스전, 힙합씬에서의 그 의미


디스의 시작이 뭘까? 그 전에 힙합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먼저 가볍게 알아야 한다. 힙합은 70년대 뉴욕의 브롱크스라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최악의 슬럼가에 모여 구역 싸움을 일삼던 갱단들이 평화를 말하며 담합했고 그 과정에서 파티 문화로 ‘블록 파티’라는 것이 탄생했다. 그 파티와 브롱크스에서 발생한 문화가 현재 힙합 문화가 되었다. 디스전 이란 것은 사실 랩 배틀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리적 충돌을 대신하여 갱단 간의 ‘경쟁’의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 랩 배틀이었고 거기서 시작된 상대방을 놀리거나 비난하는 행위를 디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런 ‘디스’라는 콘텐츠는 현재 전 세계 힙합씬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을 뜨겁게 달궜던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의 디스전처럼 세상 ‘힙합’이라는 문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모든 장소에서 ‘디스’라는 콘텐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여기서 힙합 문화를 잘 모르는 대중들은 어쨌든 상대방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언행을 일삼는 ‘디스’라는 것에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디스’도 일종의 문화이다. 레이브 파티에서 몸을 흔들고 격렬한 록 음악에서 슬램을 하는 것과 같은 문화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Kendrick Lamar - 'meet the grahams'


그래서 이 ‘디스’라는 문화에도 어느 정도 규칙이 존재한다. 그러고 이 규칙에 따라서 ‘디스전’의 승패가 갈리게 된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상대방을 음악적 퀄리티로서 압살하라’이다. 일단 힙합도 디스도 음악의 일부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과정과 똑같다. 디스하는 상대방을 음악적 퀄리티로 이겨야 승리 조건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단적인 예로 앞서 언급한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의 디스전에서 켄드릭 라마의 판정승을 만들어준 건 ‘euphoria’, ‘meet the grahams’등의 디스 곡들의 퀄리티가 드레이크의 디스곡들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음악이 대중적으로 좋으냐라기보다 랩 퀄리티와 프로덕션 등 힙합이 소비되는 방식에서의 퀄리티가 승패를 가르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디스전이 최근 여러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디스전은 단순한 개싸움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건 UFC와 같다. 그러므로 힙합의 가장 중요한 점인 ‘멋과 음악성’을 얼마큼 그 디스 곡에서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디스’라는 것은 한 아티스트의 추후 커리어를 끝낼 정도로 위험한 콘텐츠이다. 과거 한국에 힙합의 대중화를 앞당겼던 컨트롤 디스전만 보더라도 안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는 이센스의 ‘네 옆에 랩 퇴물’이라는 가사로 13년이 지난 지금도 꼬리표가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디스’라는 것은 충분한 명분과 그만한 책임이 필요하다.


<쇼미더머니> 디스전 중 최고로 뽑히는 레디 vs 지투


2. 국내 디스전의 현황과 문제점

버벌진트의 조피디 디스가 있는 4WD - '노자'


앞서 예시들을 대부분 해외에서 가져왔지만, 한국 힙합씬에서도 디스전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쇼미더머니>를 통한 대중화 이전에도 국내 힙합씬에서의 디스전은 잦았었다. 버벌진트의 조PD디스라던지, 혹은 스윙스의 데드피 디스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위에서 말한 ‘랩배틀’의 형식에서 디스전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힙합이 한국 대중음악의 파이를 크게 차지하는 지금 디스전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 디스전의 현황과 문제점을 알아보자.


힙합이 한국 대중 음악 시장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드렁큰 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등 메이저 힙합 아티스트들의 선전도 있었겠지만, 가장 컸던 것은 두 가지다. 바로 컨트롤 디스전과 <쇼미더머니> 흥행. 이 두 가지 대중적인 사건을 통해 사람들이 힙합이란 문화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낮은 상태로 디스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센스의 개코 디스 곡 'You can't control me'


먼저, 디스전은 래퍼들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어그로를 끌기 위해 질 떨어지는 가사로 인신공격만 하는 디스 곡들이 늘어났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쇼미더머니>의 콘텐츠 중 하나였던 디스전이 아닐까 싶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전 세계 디스전이 팩트 체크의 문제로 흘러가게 되면서, 한낱 예능에서 디스전을 강제로 붙이는 일은 래퍼의 입장에서 꽤나 당혹스러울 것이다. 상대방과 전혀 껄끄러울 것이 없는데, 방송 콘텐츠 때문에 일부로 디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힙합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런 소위 ‘경쟁’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디스보단 랩 배틀이 더 잘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누가 누가 더 랩을 잘하냐를 판가름하는 랩 배틀보단 디스가 더 효율적이고 직관적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쇼미더머니>의 디스전은 그냥 상대방을 놀리는 행위 정도로 전락해 버렸고 그 사이에서 인신공격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 그 <쇼미더머니>를 보며 자라온 지금 세대 래퍼들은 디스를 걸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신 공격을 하게 되었을 수밖에 없다. Lo285라는 래퍼가 정확히 그런 예시다. 유튜브에서 로얄 44를 저격하는 쇼츠 영상으로 유명세를 탄 Lo285. 일명 ‘깝치지말 것’이라는 곡으로 인기를 얻자 계속해서 다른 래퍼를 인신공격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깝치지말 것’은 웃기기라도 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그 이후로 연발하는 인신공격 디스는 눈살이 찌푸려졌다.


Lo285 - '깝치지말 것', 웃기긴 했다.

사실, 인신공격까지는 힙합 문화에서 그럴수 있다고 치자. 정말 큰 문제는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디스전이 랩 배틀이 아닌 폭로전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라는 점이다. 이런 지점에서 디스라는 것에 같은 씬에서 활동하는 리스펙이 아예 손실되기도 하며 동시에 랩 배틀의 평가 방식을 뛰어넘어 팬덤 싸움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 힙합 디스전들이 전부 같은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으니 하나의 예시를 자세하게 파헤쳐보자. 과거 씨잼이 ‘신기루’라는 디스 곡을 낸 적이 있다. 이 곡의 경우 누구 하나를 대놓고 저격하지는 않고 여러 명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이 당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심바 자와디와 하이라이트 레코즈 간의 문제였다. 하이라이트 멤버들이 심바 자와디라는 신인 래퍼에게 디스를 당했었는데, 이에 화가 난 하이라이트 레코들이 협박을 했다는 게 씨잼의 가사 내용이었다. 일단, 그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한 것도 디스전에 썩 어울리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씨잼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 후에 팔로알토의 해명으로 그런 문제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튼 이 디스 곡으로 인해 팔로알토는 ‘졸렬알토’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고 팩트에 관심 전혀 없이 그저 공격할 사람이 필요했던 수많은 팬덤(이라는 탈을 쓴 악플러)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갈라치기를 하게 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신기루’를 기점으로 그 이후로 나올 디스전들이 랩 배틀의 형식에서 점점 멀어졌고 폭로전의 양상으로 변했다. 물론 한참 전의 컨트롤 디스전도 폭로전의 양상이 있었으나, 사실 여부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기보단 그들의 랩 스킬을 더 중심적으로 볼 수 있었고 일정량의 존중이 섞인 디스였었다. ‘신기루’ 이후부터 리스펙과 랩 배틀이 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씨잼 - '신기루', 정식 MV가 내려가 유튜브에 있는 거로 대체했다.


그럼, 지금 국내 힙합씬의 가장 큰 화두 식케이&빅나티와 스윙스의 디스전은 어떨까? [K Flip]으로 현재 힙합 씬 최전방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식케이와 한국 힙합 OG 스윙스의 디스전은 사실 꽤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스윙스의 ‘Korean Copycat’ 이후로 이 디스전은 스윙스의 판정승으로써 끝이 나나 싶었으나 추후 커리어에서 식케이가 더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식케이의 판정승으로 여론이 바뀌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4월 하이어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PURPLE TAPE]에서 빅나티의 디스 이후로 4월 15일 스윙스 사단의 김감전, GGM Kimbo, Rich Iggy의 빅나티 디스곡인 ‘Naughty Talk + VANCOUVER FLOW’, 직후 4월 16일 새벽에 올라온 빅나티의 스윙스 디스곡 ‘INDUSTRY KNOWS’가 발매되며 디스전이 다시 촉발되었다. 이 디스전의 문제를 앞에서 말했던 여러 조건을 기준으로 하나씩 뜯어보겠다.


김감전, GGM Kimbo, Rich Iggy - 'Naughty Talk + Vancouver Flow'


3. 식케이&빅나티, 스윙스 디스전의 문제.


이 디스전은 한국 힙합 씬에서 저스디스와 VMC 사이의 디스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디스전이었다. 먼저, 식케이와 스윙스 사이의 디스전부터 생각해 보자. 식케이는 ‘Money Dance’라는 곡에서 “속 좁은 새끼가 스윙스 Rap보다 더 싫어”라는 라인으로 스윙스를 디스했다. 다만, 음원에서 “스윙스”라는 부분을 묵음으로 처리했다. 그 후, 한 라이브에서 그 묵음 없이 그대로 발음하며 스윙스를 디스한 것을 인정했다. 사실 여기서부터 문제다. 래퍼의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인 ‘멋’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디스를 하고싶었고, 디스를 할 만큼 스윙스에게 전할 말이 있었으면 음원에서도 묵음 처리를 하지 말아야 했다. 그리고 추후 힙합 플레이야의 한 콘텐츠에 나와서 스윙스 사단의 앨범인 Just Music의 [파급효과]를 아예 안 들어봤다고 하는 지점 마저 ‘멋’을 상실했다. [파급효과]가 한국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앨범 중 하나였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동시에 식케이가 실제 활동하던 시기와 겹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실제로 식케이가 이 앨범을 못 들어봤다 해도 이는 스윙스라는 캐릭터가 OG로써 한국 힙합에 이바지했던 지점을 싹 무시하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스윙스가 이전 같은 콘텐츠에 나와 [K Flip]에 대한 언급에 부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냥 웃으면서 대답을 회피했어도 디스하는 상황이니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추후에 인스타그램에서 거짓말 탐지기 드립 등을 쳤던 것도 하나같이 멋이 없었다.


식케이의 [파급효과] 아예 몰라요 사건.


빅나티의 경우에는 식케이의 건보다 더 복잡하고 더 암울하다. 상황은 이 글 주제에 관심이 있어 들어온 사람이라면 다 알 테니 생략하고 내 생각만 말해보자면, 빅나티는 자멸했다. 이 디스전에서 빅나티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 없는 태도이다. 빅나티는 여러 군데에서 ‘자신은 래퍼가 아님’을 설파했다. 사실 하는 음악이나 피쳐링한 아티스트들을 봤을 때, 그는 실제로 자신이 래퍼가 아닌 것처럼 커리어를 이어왔다. 이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디스는 다른 경우이다. 디스전은 ‘힙합 문화 안에서 규칙을 가지고 경쟁하는 랩 배틀’이다. 결국, 디스하는 사람은 ‘힙합’이라는 문화 안에 있어야 음악을 통한 비방이 문화로써 그나마 인정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본인 입으로 ‘래퍼’가 아니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 ‘힙합’이라는 문화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디스의 시작부터 힙합 팬들에겐 좋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 후에, ‘Industry Knows’에서는 그가 마치 재치 있는 스킬을 쓴 것 마냥 스윙스의 컨트롤 디스 전 가사와 플로우를 사용했다만, 그조차 실력 미달이었고 듣기 힘들었다. 그런데 내용은 음악적 경쟁을 뛰어넘어 사법 절차를 밟아야 할 정도의 수위였다. 하지만, 이조차 스윙스의 해명 라방 이후 모두가 찌라시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면, 이제 빅나티는 이런 사고를 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힙합씬은 빅나티의 거대한 사고 덕택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소위 ‘윙줌’이라고 불리는 스윙스의 팬을 자처한 악플러들이 그들과 엮인 모든 래퍼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테러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을 때, 그 아티스트가 범죄를 저지른 거 마냥 공격하고 있다. 스윙스는 잇따른 라방을 통해 자기와 한때 연이 있던 기리보이와 키드밀리를 향한 무분별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할 정도의 난리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추후에 빅나티가 ‘변기위에서’라는 2차 디스 곡을 업로드하긴 했지만, 이미 상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여론을 뒤집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스윙스가 이 디스전에서 오로지 피해자 역할인 것만도 아니다. 식케이와의 디스전에서는 ‘Korean Copycat’이란 곡에서 랩 스킬도 평범했고 후반 인접권 나레이션은 이게 음악인지 해명 글인지 이해가 안 됐다. 식케이와의 디스전에서 스윙스는 그저 음악적 능력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다만, 빅나티와의 사건에서는 스윙스가 따로 디스 곡을 업로드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걸 디스전으로 봐야 할지 의문이긴 하다. 디스전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음악 권투 시합으로 봐야 하므로 스윙스가 맞디스 곡을 업로드하지 않은 것은 경기조차 시작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스윙스의 식케이 디스 곡 'Korean Copycat', 확실히 예전 포스에 비해 많이 떨어지긴 했다.


사실 이건 래퍼들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차피 디스 곡에 적혀있는 내용은 각자의 관점으로 쓰였기 때문에 팩트를 절대로 체크할 수 없고 꼭 누군가의 이야기가 옳고 절대적이어서 상대방을 그 누군가의 말을 근거로 공격할 수 없다. 정말 문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갈라치기를 하는 그 집단이 가장 큰 문제다. 이건 그저 랩으로 하는 WWE인데도 그 광기 어린 집단, 소위 ‘윙줌’과 ‘식줌’으로 불리는 그 사람들은 누군가가 단죄받아야만 속이 풀린다. 이런 팬덤 간의 갈라치기가 결국 래퍼들이 디스전이 멋이 없어지고 폭로전의 양상으로 흘러가게 만든 주원인이다. 이런 현상은 현재 한국 힙합씬과 한국의 인터넷 문화의 특성이다. 타진요 사건 때도 그렇고, 수많은 연예인 악플도 그렇고 이건 지워지지 않는 한국의 문제이다. 적어도, 힙합이란 문화를 이끌고 있는 아티스트 혹은 힙합을 사랑하는 팬들은 이 문화를 가지고 그런 문제를 고쳐나가야 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들 중 몇 명은 누군가를 욕함으로써 생기는 도파민 혹은 보상 심리 때문에 갈라치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점이 한국 힙합 디스전의 가장 큰 문제이자, 한국 힙합씬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나마 한국 힙합 씬에서 성공적이었던 디스전이 뭐가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엔 저스디스와 VMC의 디스전은 나름 괜찮은 디스전이었다. 그들의 팩트 체크와 주장을 신경 쓰지 않고도 순수한 그들의 음악력으로 디스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었던 일종의 리스펙도 느껴졌었다. 저스디스의 디스 시작과 추후 따라 나오는 VMC 아티스트들의 디스 곡은 힙합 문화에 관심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미 요소가 많았고 딥플로우가 디스전을 랩 배틀로 받아들였으며 그에 따른 양쪽의 곡들이 대부분 수준 높았다. 다만, 그 당시에도 갈라치기 및 싸움을 유발하려는 커뮤니티 유저들이 있었으나 이번 디스전과 같은 수위나 폭력성은 짙지 않았다.


딥플로우의 저스디스 디스 곡 '나다 이'. 정말 훌륭한 디스 곡이다.


저스디스 - 'THISISJUSTHIS' 저자가 생각하는 한국 힙합 최고의 디스 곡, 해석 본을 첨부하였으니 꼭 들어보시길.


힙합은 슬럼가의 갱단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랑을 외치며 시작했다. 과거 골든 에라부터 현재의 레이지 씬까지, 크고 작은 디스전들이 이루어져 왔으나 그것들은 힙합 안에서만 소비되었으며 힙합의 기본은 사랑이라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현상들에는 이미 기조는 다 망가져 버리고 자신들의 고통을 타인에게 전함으로써 그나마 만족감을 보이는 쓰레기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힙합은 사랑이다. 그 사랑이 만들어낸 문화가 점점 건강해지고 멋있어 보여야 우리가 사랑하는 힙합이 비로소 모두가 사랑하는 힙합이 되지 않을까.



by. 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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