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쳐, 수호, 히미츠, 도코, Fiji Blue 외
동봄 : 갑자기 환경 지킴이가 되어버린 스토리 라인이 어색하긴 하나 적당히 디스토피아스러운 타이틀과 함께 양질의 수록곡들로 들을 만한 앨범을 만들어냈다. 첫 정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들이 보이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황홀경’이다. 애초부터 환상적인 동양풍으로 잘 만들어진 곡이지만 보컬이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드림캐쳐의 이번 정규 앨범은 한 우물을 파려면 이런 방식으로 파야 물이 솟든 석유가 솟든 뭔가가 솟는다는 것의 예시가 아닐까.
융 : 솔로 데뷔 앨범도 그랬듯, 생각보다 의외의 길을 택한 수호다. 차분한 발라드 한 곡이나 무난한 댄스팝일 거라 생각한 기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Hurdle"에서 약간 흐름이 튀기도 하지만 '댄서블한 면모를 잃지 않은 것' 정도로 해 두고, [자화상]과 같이 여전히 메탈이나 모던록의 모습을 띠고 있다. 조금 더 팝에 가까운 느낌이 들긴 하나, 여전히 대중성보다는 장르 표현에 초점을 맞췄다. 백현도 그렇고, 수호도 그렇고 각자 제일 잘 어울리는 옷을 걸치니 모그룹일 때만큼이나 훌륭한 퍼포머가 된다. 아직 농익은 보컬까지는 아니지만 이제 두 번째 앨범일 뿐이니, 앞으로의 앨범이 기대된다.
동봄 : 지난 정규 음반 [화성침공]의 몇몇 곡에서 보여주었던 스토리와 소재 차원에서의 탁월한 차별성을 기대했기 때문인지, 이번 싱글은 사전 기대치에 비해서 낮은 감흥을 주었다. Pink Floyd의 명반 [Dark Side of The Moon]의 앨범 커버를 떠올리게 하는 ‘말하자면’은 이전 앨범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스토리 흐름을 보인다. 더해서 레트로한 신스 사운드와 리듬 구성, 전형적인 기타 솔로는 특유의 독창성을 지워버렸다. 기존의 독창성을 상실한 모습이지만 크게 보면 오히려 요즘스러운 맛이 있기도 하다. 이후의 곡에서는 다시 본인들만의 통통 튀는 소재와 스토리를 담아냈으면 한다.
융 : 윤하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과 "먹구름"으로 처음 알게 되어서 그런지, 감상하는 내내 모든 것이 의외였다. 쏟아내는 발라드나 밴드 사운드 기반의 곡일 거라 생각했는데, 보다 가벼운 소재를 활용한 쉬운 알앤비 트랙이었다. 달달한 러브송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후반부에는 멜로디의 전조와 함께 보컬의 감정 표현이 몰아친다. 앞서 말한 윤하의 두 트랙의 후반부를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먹구름" 정도의 몰입감을 기대해서 그런지, 도코 본인의 트랙들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뻔하고 오글거리지 않게 슬픈 감정을 쏟아낼 줄 아는 아티스트이다.
동봄 : 기본적으로 퍼런 빛깔의 잔잔한 산뜻함을 유지 중인 Fiji Blue지만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신보에 대한 감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도 비교적 모던 록과 같은 느낌의 신곡을 들고 나왔는데, ‘Flower in the Dark’나 ‘Outside’처럼 조금 더 신선한 사운드를 사용하거나 일렉트로니카스러운 요소들을 더 많이 섞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섞어 놓은 게 훨씬 듣기 괜찮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긴 하나, 비슷한 느낌의 곡들이 많다 보니 점점 안 찾게 되는 아티스트.
융 : 알앤비 스타일의 하타 모토히로는 흔치 않은 것 같다. 인기 있었던 곡들을 생각해 봐도 그렇다. "ひまわりの約束 (해바라기의 약속)"나, "Girl", 한국에서 더 유명한 것 같은 "Rain"까지 모두 감성 발라드가 주를 이룬다. 항상 보컬이 곡을 이끌어가던 기존 곡들과는 다르게, 사운드와 편곡에도 힘을 줬고, 장르 또한 새롭다. 하타 모토히로가 이전 곡들과 다른 느낌의 가창을 하려고 애를 쓰긴 했으나, 알앤비를 따라가기에 급급해 보이며, 가장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여자 보컬과의 부조화다. 보컬 디렉팅이 문제인 건지 믹싱이 문제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음정이나 리듬이 딱 맞게 떨어지지 않아서 두 사람이 동시에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새로운 모습의 하타 모토히로는 반갑긴 하지만, 워낙 장점이 명확한 아티스트이다 보니 자꾸 이전의 곡들을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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