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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동안 글을 써보았다.

글쓰기 100일 챌린지를 마친 후

딱 작년 이맘때, 서른이 되었음을 기념하는 글을 남겼다. 2020년 목표 중 하나가 브런치에 꾸준히 글쓰기였기에 큰맘 먹고 하나를 겨우 올렸다. 보잘것없는 의지력을 보여주듯, 단 하나의 글만 남기고 브런치에는 먼지만 쌓였다. (BGM - 먼지가 되어)


서른 살의 상반기를 보내 놓고 나니 조금 조바심이 생겼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찝찝한 기분으로 올해를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럴 땐 돈의 힘이 강렬하다. 마침 나에게 딱 적당한 수업을 찾았다.

한겨레교육원, 100일 글쓰기 수업


100일 동안 꾸준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글을 유려하게 잘 쓰는 것보다, 엉덩이 붙이고 앉아 꾸준히 글을 쓰는 힘이 필요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딱 맞는 수업이었다. 100일은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되는 기간이다. 나도 100일만 지나면 글쓰기 습관이 생길 수 있을까.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수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3일, 100일을 완주했다. 놀랍게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썼다. 여행 중에도, 배탈이 나서 끙끙 앓으면서도 글을 썼다. 글쓰기 이외에도 선생님이 내주신 독서 서평, 영화 리뷰 과제를 전부 제출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101일째인 지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하루에 한 번 글을 쓰지 않으면 조금 어색하고 이상하다. 꾸준한 습관의 힘을 다시 한번 체감한다.


습관과 함께 찾아온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다. 나는 나 자신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칭찬보다 자책과 원망이 대부분이다. 사실 지금도 그렇긴 하다. 그럼에도 100일간의 챌린지를 성실하게 해낸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좋다. 무언가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나는 이제 일기를 쓴다. 매일의 생각과 감성을 나만의 노트에 기록한다. 그리고 그중 더 길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브런치에 옮겨 적을 것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이다. 내가 꾸준히 쓸 수 있을까. 조금 걱정된다. 그래도 뭐, 해보는 거다. 한 발자국 떼는 것부터 했으니 반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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