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일기
며칠 전 서점에 가서 오랜만에 책 구경을 했다.
평범하게 누워있는 에세이를 우연히 들췄다.
스르륵 책을 넘기는 찰나
별거 아닌 단어에 시선이 걸리고
몇 페이지를 읽었다.
마음이 따뜻했고 위로받았다.
왠지 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책을 덮어서 그 자리에 두고 집으로 갔다.
힘들었던 모든 게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이 여운은 다음날 퇴근길에 날 또 서점으로 향하게 했다.
이 책을 옆에 두면 계속 위로받고 따뜻할 것 같은 기대감에
작가에게 고마웠다.
이번에는 책을 열어 앞쪽부터 차근히 읽었다.
역시나 좋은 글이었다.
그렇지만 전날만큼의 위안은 없었다.
나에게 따뜻한 기억을 준 그 경험은
순간의 찰나, 찰나의 우연이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나에겐 에세이도 그런 것이다.
누군가의 삶이 주는 위로가 있다.
나에게는 닿지만, 다른 이에게는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심지어 내일의 나도 그 위로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며칠 전 어떤 부부가 운영하는 심야주점에 대한 글을 보았다.
그곳이 위치하는 곳에 대한 설명과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뿐이지만
왠지 모를 눈물이 났다.
그들의 신념이 녹아있어서도 그랬지만
눈앞에 그려지는 그 풍경이 주는 온기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온도는 그 순간의, 나만의 것이었다.
순간의 찰나, 찰나의 우연.
내가 에세이를 사랑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