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은 분화되어야 한다
원형이라는 용어가 어려울 뿐, 사람들은 일찍부터 원형을 늘 가까이 접해 왔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은 각종 원형들의 놀이터이다.
아이들이 동화책이나 동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원형은 곧 자신이 살아야 할 삶을 볼 수 있고, 자신의 존재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형은 곧 현실 속에서 실현되어야 할 가능성들이다.
원형은 동화책 외에도 각종 이야기, 신화, 민담, 각종 설화 속에 있어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고전소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는 고전이 될 수 있는 것은 인류공통적인 원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나 신화, 소설 속에 존재하는 원형은 나의 현실과 연결시켜야만 가치가 있다.
우리가 원형을 직접적으로 접하거나 알 수는 없고, 단지 원형들이 만들어내는 정신의 이미지를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이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원형이 아니마 아니무스 원형이다.
아니마는 남성 안에 있는 여성성이고, 아니무스는 여성 안에 있는 남성성이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서로에게 푹 빠지게 되는 것은, 이성적으로 보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아니마 아니무스원형이 작동하면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상대방에게 나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다.
이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랑의 무한대의 에너지가 자신 안에 있음을 자각한다.
사랑의 에너지! 그 얼마나 위대한가?
원형은 집단무의식에 거주하기 때문에 원형으로 내려갈수록 에너지가 모여 있다.
모성원형은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달려오는 자동차도 손으로 밀어 멈추게 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인간의 뇌 중에 두려움과 걱정의 영역을 차단하면 동물적인 감각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는 머리를 많이 사용한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살아남을 확률보다 평소 공부 안 하고 머리를 안 쓴 아이가 동물적인 감각과 동물적 에너지로 자신을 구제하기도 한다.
어떤 목회자는 이성적이기를 포기하고 원형적인 상태에 머물러 사역을 한다.
그 교회에서 표방하는 것은, 주로 목회자가 이런저런 기적을 행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그 목회자를 통해 기적을 행했다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그 사람은 분화되지 못한 원형을 사용하여 원시적인 에너지를 끌어올려 사용하는 것이다.
신앙적 측면이나 삶의 측면에서 보면, 원형은 분화되어 인격을 성숙시키고 성숙한 삶을 살도록 있는 것이지, 분화되지 못한 원형의 에너지를 가공되지 않은 형태로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원형적인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이 이단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원형적인 힘을 사용하는 사람은, 분화된 의식을 갖추지 못한 채 누미노줌(Numinosum, 신성한 힘)을 사용하게 된다.
이런 힘은 개인을 넘어선 초인적인 것이며 이 힘을 너무 사용하다 보면 비인간적인 충동에 사로잡혀 반드시 엉뚱한 사건을 일으켜 자신의 초개인적인 목표를 상실하게 만든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 아니마 원형을 작동하여 여자에게 헌신하게 되면서 결혼에 성공한다.
여자는 아니무스 수준에 맞는 남자를 만나면 아니무스 원형을 작동하여 상대방의 결점을 보지 못하고 두 사람이 결합해 가는 쪽으로 서로를 위한 헌신이 일어나 결혼에 이르게 된다.
아니마 아니무스원형이 두 남녀를 결혼에 이르게 하여 부부가 되면 어느 순간부터 아니마 아니무스이라는 원형이 생산해 낸 환상적인 이미지를 거둬들이게 된다.
사실상 그때부터 부부는 아니마 원형과 아니무스 원형을 현실 속에서 분화시켜 가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많은 경우 결혼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한다.
요즘 이대남 이대녀 중에는 결혼 말고 연애만 하자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아니마 아니무스 원형을 분화시킬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저 원형 안에 있는 사랑과 미움을 반복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런 이대남 이대녀는 사랑과 미움을 반복하다가 나이가 40이 되고 50이 되면, 그때부터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그때도 늦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이대남이대녀는 평균수명이 120세이기 때문이다.
나이 50에 이르러 자기반성을 제대로 한다면, 원형의 반복을 거두고 원형을 분화시키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되기를 기다려주자.
사람이 원형을 분화시키지 않는 한, 그 사람 안에는 성숙을 기대할 수 없다.
성숙은 현실의 장애를 극복해 가는 것인데, 원형을 분화시키지 않는 사람의 눈앞에 놓인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사람은 사랑과 미움의 변증법을 통해 갈등을 겪으면서 발달해 가면서 성숙한 인격을 갖추기를 소망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일생동안 수많은 원형을 분화시키면서 성숙해 가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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