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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웅 Jul 28. 2018

방송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2)

지난번에 이어 방송에서 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연재할 것만 같았던 글쓰기가 갑자기 몰아친 일로 인해 마냥 늦어졌네요.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모션디자인팀, 문자디자인팀에 관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s. 내부에선 업무적으로 편의상 VFX팀의 경우 드라마팀, 모션디자인팀은 예능팀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타이포그래피(문자디자인)


타이포그래피 팀은 흔히 방송에서 자막이라고 알려진 부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팀입니다. 방송국내에서 보통 디자인팀을 CG팀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문자발생기(Charecter Generator)라고 불리던 과거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흑백방송을 하던 과거 시절에는 투명필름에 글씨를 쓴 후 촬영을 하여 자막을 얹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초창기 단순 글자를 화면 위에 쓴다라는 접근에서 시작된 자막 디자인은 기술의 발전과 방송 포맷의 변화와 함께 가장 큰 변화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과거 제목이나 상황 정도로 한정되었던 자막은 무한도전을 계기로 연출자가 출연자에게 말을 거는 행위를 하거나 직접적인 간섭을 하는 매개체이며 적극적으로 재미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에서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크리에이터 집단의 창작물은 소리가 없이도 방송을 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막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어가고 있습니다.


https://vimeo.com/113478062

저희 문자디자인팀에서 제작한 영상입니다. 자막디자인에 대한 궁금증을 좀더 해소할 수 있을겁니다.








모션 디자인


모션디자인팀은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입니다. 보통 저희가 하는 업무는 프로그램 패키지, 데일리 CG(내용 CG) 두 가지입니다. 프로그램 패키지라 함은 프로그램 속 디자인 요소에 시각적 개성과 통일성을 부여해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사실 프로그램 패키지와 관련해서 가장 알아보기 쉬운 부분은 연말에 하는 시상식을 보시면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방송이 시작하기 전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에서부터 각 부분의 후보자를 보여주고 수상자를 보여주는 화면이 통일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 보여줘야 하는 임무를 띄기 때문입니다. 많은 후보작과 수상내역 등을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보여줘야 하면서도 타사의 시상식과 구분이 되게끔 만들어야 하기에 디자인 부분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즐겨보셨던 무한도전의 경우 매회 특집에 맞게 로고를 바꾸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이렇게 바뀌는 로고에 맞춰서 프로그램 패키지도 변화를 주게 됩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2014년 391회와 392회로 나란히 방송된 <무도 -  폭염의 시대> 특집과 <도둑들> 특집입니다. 두 개의 에피소드 모두 추격전과 심리게임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하나는 주어진 얼음을 사수하는 또 다른 하나는 감옥에 갇히게 되어 탈출하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심리게임임에도 주어진 소재와 이야기를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전혀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무도 - 폭염의 시대>는 당시 개봉했던 <군도>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에피소드였기에 로고는 캘리그래피로 그리고 동양화의 먹 질감을 두텁게 칠함으로 거칠게 표현하여 추격전의 느낌을 듬뿍 넣었습니다. <도둑들> 특집의 경우에는 당시 개국한 상암 MBC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과 탈출극이라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도록 도형적이고 정제된 느낌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해골 역시 로고와 톤을 맞춰서 철창 뒤에서 나오려 하는 움직임을 모티브로 삼아 진행했습니다. 무한도전의 경우에서는 무한도전이라는 큰 틀에서 매회 자유롭게 프로그램 패키지가 아닌 에피소드 패키지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만들고 난 후 나에게도 이런 재능이 있나 깨닫게 된 마이리틀텔레비전 하면 생각나는 기미작가 CG 클립입니다.

내용 CG라 하면 가장 많은 대중에게 인식된 것은 <라디오스타>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통 내용의 이해를 돕거나 즐거움(웃음)을 배가시키기 위해 진행합니다. 출연자가 어떠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오디오와 출연자의 표정만으로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경우나 연출자의 입장이나 관점을 새로이 부여하여 재미를 주는 방법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주로 <라디오스타>라고 보시면 될 듯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백종원'님이 설탕을 쏟을 때 폭포를 연상케 해 웃음을 주거나 음식을 맛보는 기미 작가에게 그 맛의 표현을 <요리왕 비룡>을 빌어서 패러디와 온갖 장치를 쏟아부어서 웃음을 배가시키는 장치로서 디자인이 활용되어지는 것이죠.


https://vimeo.com/113584713


간단하게나마 저희 디자인센터에서 하는 작업들과 업무들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방송은 누구나 즐거워하며 보는 것이지만 제작과정이나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방송국에 사는 디자이너들은 더 그러한 듯합니다. 저희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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