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현 Apr 03. 2019

[시]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 밤이 지나치게 늦어질 무렵
 손톱발톱 홀로 깎는 소리 튀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

 괜한 꿈에 몸을 떨며 눈을 떠서는
 괜시리 아푸아푸 세수하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
 
 쉽게 듣던 노래들이 텅빈 늑골에
 모래처럼 알알이 박혀오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

 말라버린 사랑을 뽑던 때에야
 심장까지 닿은 뿌릴 깨닫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

 나의 지구는 이미 한 번 부스러졌는데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것
 빼곡한 달력이 넘어간다는 것
 나를 고독하게 하는 그것

작가의 이전글 [시] 사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