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당신 없는 저에 익숙지 못했습니다
같이서 읽던 책에 남은 책갈피를 걷을 때면
나직이 고개 숙여 삼켜봅니다
지금도 몇 번씩 저의 입술로 읊어봅니다
아마도 당신이 할 법한 그런 말들을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배워 좀 더 능숙해졌습니다
그덕에 오늘까지 걸었겠습니다
다시금 우리가 적었던 약속들을 외봅니다
찢어진 편지 끝을 더듬다 손끝을 베더라도
어쩌면 우리가 할 뻔한 일들에 아파봅니다
이제는 혼자서 엮는 일기일 뿐입니다만
설익은 침묵은 어쩔 수 없이 외롭습니다
어째서 몇 줄의 감상이 이만큼 어려운가 했더니
그래도 당신을 미워한 날보다는 사랑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영영 슬프고 싶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