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교와 사교의 구분이 명확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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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교
마음에 들인 사람은 친교.
이들에겐
비즈니스 문법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호혜성에 기반한 주고 받기?
필요없다.
준다.
안 돌아와도 된다.
줄 수 있는게 기쁨이다.
주는 자가 복되다는 예수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미친소리.
나한테는 맞말.
안 돌아와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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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 범위는 좁다.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 본 사람에게 궁금한거 잘 없다.
세번은 봐야 이름도 궁금하고
뭐 그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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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한다.
좋아할수록
깊이
투명하게
계산없이 말한다
마음을 열어젖힌 사람들의
이야기만 궁금하다
시시콜콜한거부터
형이상학적인거까지
범위가 넓을수록
마음 많이 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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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몰랐는데
이게 내 애정의 방식이며
관계를 맺는 방식이더라.
대화.
가짜 친절 말고
진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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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교는 무겁다.
얼마나 무겁냐면
결혼식 같은 인륜지대사를 놓고 생각할때
3천명의 하객이 올 수 있는 날짜에
가장 깊은 친교관계 3인이 못온다면
3명만 와도 좋으니까
날짜를 바꿀만큼
무겁다.
그게 좋다.
그게 나다.
좁고 깊은 사이의
친교관계를 추구하는 삶.
2. 사교
스몰톡?
진짜 친해지고 싶어서 하는 경우 아니면
사실 가식의 영역이 많다.
궁금하지 않은데
궁금한척 하는거
차라리 침묵이 값지다.
가십과 루머로 분량 채우는 대화?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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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친교의 영역에선 질색인 것들이지만
사교의 영역에선 한다.
'필요'하다.
단, 최소한으로.
필요한 만큼만.
어차피 사교의 영역에서는
관계를 누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목적이니까
주고, 받을 것에 대한 이야기
그것을 위해 필요할때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된다.
그건 가식이라기보다 매너의 영역이고.
3. 회사에서 진짜 관계 맺기
회사는 기본적으로
일하는 곳이다
친교하려고 모인 곳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위한
사교의 문법이 통용되는 세계다.
가'족'같은 회사라는
슬픈 밈이 있듯이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친교 기반의 세팅은
역효과가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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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기한게
살다보면
일하러 회사 다녔는데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넘어
친교의 관계로 들어서는 경우가 생긴다.
전 직장 사람 중 누구와도 연락 안하는 경우도 있고
놀라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영역은
사람의 궁합
마치 물질마다 만났을 때 반응이 다른
화학의 세계처럼
'인연'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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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사교의 세계인 것 알지만
뭔가 잘 맞고
말이 잘 통하고
척하면 척이고
직업인으로 존재하지만
자연인의 나답게 있을 수 있는 사람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지낼 수 있는 경우
사교의 영역인 것으로
세계관 설정은 되어 있지만
사실상 친교의 영역인 경우가 있다
(다시한번 공사구분은 기본...)
쇼윈도 부부처럼
친교의 관계로 보이지만
사교의 영역인 것과
완전하게 배척점이다
4. 다시, 친교
돌아보면
좁고 깊은 친교의 관계를 추구하는 나답게
많지는 않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꼽아보자
두손가락은 안되지만
한손가락은 넘네
오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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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울타리를 떠나서도
연락도 하고
보기도 하고
궁금한 사람들.
고맙고 감사한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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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계는
보너스. 라고 생각한다.
'추구'해야 할 것은 아니다.
관계 안 쌓고도
일 잘만 할 수 있다.
관계 안좋고
기분 상한다고
기싸움한다고
줄거 늦게주고
꼬투리잡고
이런 경우에나 문제 되는거고
공사구분 되는 사람일수록
웬수랑도 비즈니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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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결국 회사생활은
일하러 모인 사람들의
사교적 관계 집단.
그래도,
보너스는 언제나 기분 좋으니까.
앞으로도
진짜 관계
진실한 관계
생겼으면 좋겠다.
p.s
달면 삼키고
쓰면 버리는건
사교의 영역
냉혹한게 아니라
당연한 것인
비즈니스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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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치
사막같은 그곳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 꽃.
그래서 더 가치있고
아름다워 보이는 그것은
향기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