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면 언제나 구름이 있다. 보통은 뭉게구름 아니면 새털구름, 비가 올 땐 먹구름, 더러는 넓게 늘어진 양떼구름. 하지만 구름은 아주 작은 물방울로 이뤄져 있어서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조금 전까지 머리 위에 있던 작은 구름이 잠깐 한눈판 사이에 사라져 버린 건 그 때문이다. 흘러간 것은 돌아오는 법이 없고, 그래서 구름은 언제나 있지만 늘 마지막 모습이다.
아마 무언가의 마지막을 본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일이다. 지나친 것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두 번째의 인생이 주어지지 않으니까. 다만 우리가 사는 삶은 그리 넉넉하지 못해서, 땅에 사는 우리에게 하늘의 구름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잠깐 시간 내서 시간을 갖는 것조차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지는 삶. 설령 지금 하늘에 있는 구름이 다시는 볼 수 없는 멋진 모습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하늘을 보면 언제나 구름이 있다. 할 일이 많아도, 사람 때문에 힘들어도,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언제나 구름이 있다. 하루에 열 번이나 울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도, 화나는 일이 있어도 언제나 구름이 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소중한 순간으로 있다.
세상은 귀한 것만이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당신의 여유가, 당신의 위로가 구름일 필요는 없지만, 구름이어도 좋다. 그러니 우리, 그렇게 가끔은 구름도 보면서 살자.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하늘을 보면 언제나 구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