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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하나 Dec 04. 2021

1 ~ 8 : 시작, 기초 지식

‘1’이라는 시작 이전에 ‘0’부터 준비하는 시기가 있었다. 씨를 뿌리기 전에는 미리 그해 농사 계획을 짜야하고, 건물의 첫 삽을 뜨기 전에는 그 건물의 목적을 설정하고 설계를 구상해야 한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먼저 그것에 관해 생각하고 준비하기 마련이며, 최소한 그 내면에 무의식적으로 쌓인 것이라도 있은 후에야 비로소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어떠한 뜻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하나의 일이 시작되고 있음을 말한다. 

무턱대고 아무거나 시작한다고 해서 다 '8'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탕 없이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은 에너지의 축적 혹은 계획의 정밀도가 떨어지므로 지속적으로 힘차게 나가지 못하고 작은 어려움에도 중단되기 쉽다. 그저 가벼운 흥미뿐이었다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그 흥미는 사라질 것이다. 시작한 후에야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거나, 아직 그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음을 느낄 수도 있다. 그 시간들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자체로 경험의 확장이자 축적이며,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것들을 접함으로써 정말로 원하거나 필요한 것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지점까지만 와도 최소한 자신이 지금 원하지 않는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므로 가고자 하는 길은 좀 더 명확해진다. 


미래는 과거의 상태에 머무르지 않지만 우리는 무엇이든 과거에 기반하여 준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리 완벽히 준비한다 해도 그것은 결코 완벽한 것이 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언제나 발생하며 그때마다 계획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면, 일단 실행에 옮겨 경험적 데이터를 더하여 종합적 판단을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게 어떤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그 분야의 전반적인 지식들을 배워가면서 여러 작은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정말 원하는 것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라기보다는 흥미 있는 과제처럼 느껴질 것이다. 혹은 그 문제만은 반드시 풀고 싶다는 강력한 열망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양한 지식들을 접하면서 흥미는 더해지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점차 그 일에 빠져든다. 열정이 충만한 상태이므로 새로운 시도들을 할 충분한 용기와 에너지도 있다. 선입견 역시 아직 형성되지 않았으므로 다양한 관점들을 편견 없이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처럼 '1'에서 '8'까지는 흥미와 끌림의 힘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9'까지 간 후 다시 '3'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로는 '8'까지의 과정을 완전히 습득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익혔다기보다는 그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들을 접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다양하게 지식을 접하고 식견을 넓히는 것은 앞으로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핵심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된다. 계속해서 여러 시행착오들은 있겠지만 그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인간은 거기서 무엇이든 배울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할 것이다.


빛이 걷는 인간의 길 - YES2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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