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38] 공무원 질병휴직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한동안 브런치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기록해놓은 공무원 생활을 다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말합니다. 공무원으로 사는 것은 큰 복이고 너는 그 복을 걷어찬거라고.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때의 저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바뀐 상사와 갈수록 심해지는 트러블, 업무에서 느낄 수 없는 보람에 대한 갈망, 미래에 대한 막막함 등이 저를 조금씩 갉아먹었습니다. 공무원으로 살다가 퇴직하는 삶을 상상하면 조금은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결국 직장을 회피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질병휴직에 들어가기 한달 전 교육청 인사과를 찾아가 질병휴직을 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유를 물어보셨고 직장 때문이 아닌 개인적인 사유로 우울증이 심해졌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굳이 직장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았고 실제로도 직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유로 생긴 병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정기인사 기간이 아닌 중간에 애매하게 휴직에 들어가게 되어 주무관님은 제 후임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는 어쩌면 누군가의 욕받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저런 이유를 대며 휴직을 미룰수록 힘들어졌고 결국 욕먹더라도 지금 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 후임자가 구해지면서 저는 편안하게 휴직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공문을 보내고 인증서를 포함한 여러 서류를 잘 저장해 놓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보게 될 수도 있는 학교 선생님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저를 위해 학교 전직원 커피를 사주셨고 다같이 상담실에 모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두 너무 아쉬워하는 분위기라 저도 좋은 분들과 헤어지는 게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휴직에 들어갔고 현재 2개월차 반 백수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기에 늘 신중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6개월 뒤에 제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지금은 현재를 즐기고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더위 먹지 않게 다들 조심하시고, 다음에 또 만납시다!